“비대위장 권한 논란 안타깝고 황당하다” 박근혜 측근, 최근 심경 전언

입력 2011-12-12 21:29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2일 자신이 맡을 비상대책위원장의 권한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당내 논란에 답답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박 전 대표는 공천은 시스템에 따라 하면 된다는 입장이고, 공천권에 관심이 없다”면서 “왜 공천권을 갖고 자꾸 사족을 다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핵심 측근 역시 “박 전 대표는 이미 한두 명에 의한 공천이 되면 안 된다고 얘기했고, 누구보다 공정한 공천을 강조해 왔다. 그런데도 이렇게 공천권을 주니 마니 하는 것 자체가 무척 안타깝고 황당하다”고 말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당이 처한 엄중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책임과 그에 걸맞은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이렇듯 박 전 대표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데는 외부 인사들의 조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최근 멘토를 많이 바꿨다”면서 “쓴소리 하는 분들을 가까이 두고 이들과 논의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 주변에선 그가 공천권 등 이해관계로 얽힌 여의도 정치인과 달리 외부 멘토일수록 객관적으로 현실을 진단하고 해법을 내놓기 때문에 이들의 발언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박 전 대표의 멘토로 알려진 김종인 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완전히 창조적 파괴를 해서 국민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제공하지 않으면 외면받는다”면서 “당이 이런 위기에 처해 있는데 시대 흐름을 모르고 당헌·당규를 따져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사고방식과 정치로는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