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내렸다” 승객 1명 항의에…지하철 7호선, 황당한 역주행

입력 2011-12-12 00:13

수백명을 태우고 운행 중이던 전동차가 탑승객 한 명의 강력한 항의로 지나온 역으로 역주행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45분쯤 서울 지하철 7호선 하계역에서 중계역으로 운행하던 전동차에 탄 한 남자 승객이 비상전화로 “출입문을 왜 안 열었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고소도 하겠다”면서 운전실에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전동차를 급히 세운 기관사 A씨(39)는 관제센터에 상황을 보고한 뒤 길이 160m 전동열차를 하계역 방향으로 170여m쯤 후진 운행했다. 이 바람에 지하철 운행은 3분쯤 지연됐다. 관제센터 관계자는 “당시 전동차에는 800명 이상이 탑승했던 것으로 추산된다”며 “뒤따라오는 열차에 상황을 알려서 안전엔 문제가 없었다”고 확인했다.

한 승객은 “안내방송이 나오긴 했지만 무슨 상황인지 제대로 파악이 안 돼 불안했다”면서 “한 사람이 항의했다고 전동열차가 역주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시철도공사 측은 “하계역에서 출입문이 정상적으로 여닫혔는데 거친 욕설로 항의를 받자 기관사가 출입문을 열지 않았다고 착각해 비상시 매뉴얼에 따라 ‘퇴행운전’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