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깅리치 흠집내기’ 치열한 공방… 부동산대출업체 자문료·3번 결혼 집중 공격
입력 2011-12-11 19:05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다른 공화당 대선주자들부터 융단 폭격을 맞았다.
깅리치는 10일 밤(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드모인에서 열린 공화당 후보토론회에서 다른 후보들 모두에게 구시대 정치인이라는 공격을 받았다.
토론회는 깅리치가 공동 선두권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를 최근 여론조사에서 월등히 앞서고, 허먼 케인이 불륜 의혹으로 낙마하는 등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이 급격한 변화를 보인 뒤 처음으로 열린 것이어서 미국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게다가 경선 초반 대세를 결정짓는 내년 1월 3일 첫 전당대회(코커스)가 열리는 아이오와주에서 개최된 것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이었다. 전당대회 전 토론회는 마지막으로 오는 15일 아이오와주 시옥스에서 한 차례 더 열린다.
다른 후보들이 깅리치를 집중 공격한 부분은 그가 국책 주택담보대출업체 프레디 맥으로부터 160만 달러의 자문료를 받은 사실이다. 프레디 맥은 2008년 금융위기 때 부실화돼 대규모 정부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회사다. 사업을 크게 일궜던 경력의 롬니는 “나는 워싱턴 정치꾼들과는 다르다”며 경영자로서 경제가 돌아가는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셸 바크만 하원의원과 론 폴 하원의원도 깅리치를 “세금(공적자금)으로부터 이익을 취한 위선자”라고 공격했다.
하지만 깅리치는 “프레디 맥을 위한 로비를 하지 않았으며, 단지 전략적 조언만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롬니의 워싱턴 정치꾼 비판에는 “당신이 워싱턴에 (들어오고 싶었으나) 들어오지 못한 것은 단지 1994년 에드워드 케네디와의 상원의원 선거에서 패배했기 때문 아닌가”라고 힐난했다.
깅리치의 세 번 결혼 경력과 ‘팔레스타인은 애당초 없었다’는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페리는 “부인을 배반했다면, 다른 사람도 배반할 수 있는 것 아닌가”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깅리치는 “이미 신에게 용서를 빌었다”며 “유권자들은 내가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인물인가, 그리고 내가 누구인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방어했다.
그는 특히 80년대와 90년대 자신이 공직에 있으면서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던 경력이 있음을 강조했다.
토론회는 중도하차한 케인과 존 헌츠만 전 유타 주지사가 참석하지 않아 6명으로 진행됐다. 케인은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해설위원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깅리치가 나머지 5명 후보로부터 집중 공격을 당했지만, 공격 포인트가 이미 노출된 것들이라 침착함을 잃지 않고 비교적 잘 방어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하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는 깅리치가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전국적 여론의 공격을 피해갈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은 분위기라고 일부 언론들은 전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