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랜드마크 빌딩 설계 논란… “테러당시 세계무역센터 연상”
입력 2011-12-11 18:55
서울 한복판에 들어설 건물의 디자인이 9·11테러를 당한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이유 때문에 유족들이 항의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데일리뉴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 설계 회사 MVRDV는 최근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만들어질 23개 초고층 빌딩 중 60층(300m)과 54층(260m) 빌딩 2개를 하나로 연결하는 ‘클라우드 디자인’ 방식의 주상복합아파트(2개동) 설계도를 공개했다. 이 두 개 빌딩은 중간 지점에 구름 모양((pixelated cloud)을 한 통로로 연결돼 있다. 바로 이 부분이 9·11테러 직후 먼지와 건물 부스러기를 쏟아내던 세계무역센터(WTC) 건물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자제품 전문 웹 블로그 기즈모도(Gizmodo)는 “설계 회사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논란에 불을 지폈다. 9·11테러로 소방관 아들을 잃은 짐 리치스는 “이 설계는 건물 잔해를 토해내는 WTC 빌딩과 너무나도 똑같다”며 “매우 선정적이며, 아주 싸게 유명세를 타는 방법”이라고 비난했다.
논란이 일자 MVRDV는 웹 사이트를 통해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고, 비슷하다는 인식조차 못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설계도를 변경하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다.이 건물들은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설계한 용산국제업무지구 입구에 들어서는데, 그는 재건되는 WTC의 마스터플랜을 완성한 사람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