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고집꺾고 ‘脫 회전문 인사’… 정치권에 ‘소통’ 제스처
입력 2011-12-11 22:36
하금열 대통령실장 내정자는 SBS 정치부장 시절 국회의원이던 이명박 대통령과 교류를 시작했고 이후 방송사 고위 간부와 정치인으로 인간적 관계를 맺었다고 한다. 고려대 동문이란 인연도 있다.
그러나 10·26 재보선 직후 임태희 실장이 사의를 밝힌 뒤 후임 하마평에 한번도 오른 적이 없다.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비춰볼 때 의외의 인물인 건 맞다. 청와대 관계자는 “‘측근 인사’ ‘회전문 인사’란 비판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인물을 골랐다는 게 이번 인선의 최대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인사에서 모처럼 고집을 꺾고 ‘욕먹지 않을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하 내정자는 36년간 동아방송, KBS, MBC, SBS를 거치며 대부분 정치부 기자로 활동했다.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은 “오랜 정치부 기자 경험을 통해 갖춘 정무 감각과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국민 여론을 적극 반영하고 원활한 당·청 및 대국회 관계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발탁 배경이 ‘소통’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박 전 대표 체제로 전환돼도 당·청 관계를 지탱해 줄 인물로도 평가된다. 다른 관계자는 “하 내정자는 정치적으로 중립에 가깝다. 이 대통령이 이제 정치권 목소리를 두루 듣겠다는 메시지를 여의도에 보낸 것”이라고 했다.
이로써 제4기 대통령실은 대통령실장 정무수석 홍보수석 기획관리실장 등 정무기능의 요직 네 자리를 모두 언론계 출신이 맡게 됐다. 김효재 정무수석은 조선일보, 최금락 홍보수석은 SBS, 이동우 신임 기획관리실장은 한국경제신문 출신이다. 김상협 녹색성장기획관을 포함하면 수석급에 SBS 출신이 3명이나 된다.
고용복지수석에 경제관료 출신인 진영곤 수석 대신 보건복지부 출신의 노연홍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기용한 것은 사회 전반의 복지 확대 요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상득 의원은 이날 사실상 정계은퇴를 선언했지만 그의 측근인 장다사로 기획관리실장은 총무기획관으로 자리를 옮겨 청와대 살림과 이 대통령 퇴임 후 준비를 맡게 됐다. 한때 장 실장이 청와대를 떠나리란 말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여전히 그에게 신임을 보낸 것이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국민소통비서관실에 신설되는 ‘세대공감팀장’은 공개 모집을 통해 외부 인사를 기용키로 했다. 이 대통령은 조만간 공석인 특임장관을 새로 임명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업무가 사실상 마무리된 통상교섭본부장을 교체할 계획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를 제외하면 당분간 청와대와 각료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