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총선전투’ 새판짜기 급물살… 한나라, 이상득·홍정욱 불출마
입력 2011-12-11 18:30
한나라당과 민주당, ‘여의도의 두 공룡’의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시작됐다.
민주당은 11일 임시전국대의원대회를 열어 야권통합에 나서기로 공식 결의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를 필두로 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이상득·홍정욱 의원 등 현역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제3의 정치세력을 원하는 냉혹한 민심과 달라진 정치 현실에서 의석수 169석의 집권당이나, 87석의 제1야당 모두 현 상태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내년 4·11 총선을 정확히 4개월 앞두고 정치권의 일대 격변이 시작된 것이다.
민주당은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친노무현계와 시민사회계로 구성된 시민통합당 및 한국노총 등과 통합신당을 출범키로 하는 안건을 놓고 재적 대의원 1만562명 중 과반수가 투표해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했다. 의결과정에서 민주당 독자전대를 먼저 치른 뒤 나중에 통합하자는 독자전대파가 몸싸움을 벌이는 등 소란도 일었으나 지도부의 압도적 동원력을 바탕으로 무난히 찬성의결을 이끌어냈다.
통합결의에 성공함에 따라 민주당 등은 이르면 12일 중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거쳐 20여일간 활동할 ‘과도기 지도부’를 구성한 뒤 이달 말 또는 내년 초 경선을 통해 통합신당의 공식 지도부를 선출하게 된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인사말에서 “통합은 민주당이 더 커지는 것이며, 통합을 통해 반드시 정권을 되찾아오겠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표 퇴진 이후 지도부 공백 상태인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박 전 대표도 등판 시기와 ‘구당(救黨) 구상’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주초에 예정된 중진의원 모임과 의원총회에서 임시 지도부 구성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비대위 대신 조기 전당대회 개최나 재창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어 세력 간 힘겨루기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6선의 이상득(76·경북 포항남구·울릉군) 의원과 초선의 홍정욱(41·서울 노원병) 의원이 여의도 당사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보좌관이 금품을 수수해 구속된 것과 관련해서, 그리고 홍 의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여야 합의 처리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향후 다른 의원들의 불출마 도미노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손병호 한장희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