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임시 전대] 뺨 때리고…인분비료 뿌리고…난장판 대회장

입력 2011-12-12 00:10


결국 폭력으로 얼룩졌다. 민주당은 11일 개최한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압도적 표차로 통합을 결의했다. 하지만 독자전대파 당원들과 당직자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와중에 발표돼 모양새를 구겼다.

릐“통합 무효다”, 당직자 수십명 폭행당해=오후 6시10분쯤 발표될 것으로 보였던 투표 결과는 의결 정족수를 둘러싼 논쟁으로 연기됐다. 지도부는 당무위까지 열어 투표 종료 뒤 4시간이 지나서야 결과를 발표했다.

이석현 전대의장이 단상에 오르자 독자전대파 당원들이 거칠게 점거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당직자 수십명이 폭행당했다. 의자, 철제 사다리 등을 던져 장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 의장은 당직자들이 삼중사중으로 스크럼을 짜 단상을 보호한 상태에서 결과를 발표했다. 지도부는 경호업체 요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당초 대회장 분위기는 통합에 우호적이었다. 반대 토론자로 이현주 대구 북구갑 지역위원장이 단상에 오르자 “우~”하는 함성과 함께 “내려와” 등의 말들이 쏟아졌다. 독자전대파 수장 격인 박지원 의원에게도 야유가 터졌다. 박 의원은 “무엇이 급해서 이렇게 몰아치는가”라며 “민주당을 지켜온 열성 당원이 소수일망정 그분들과 함께하겠다. 저는 이 통합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통합파에게는 지지 함성이 쏟아졌다. 정범구 의원이 “민주당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 새로운 국민의 요구에 맞춰 새로운 옷이 필요한 것”이라고 발언하자 큰 박수가 터졌다.

릐인분비료 뿌리고, 뺨 때리고=서울 잠실실내체육관 주변에선 오전부터 독자전대파의 세몰이가 계속됐다. 진입로에는 ‘한나라당 출신 손학규, 민주당을 죽인다’ ‘60년 전통 민주당 우리가 지킨다’ 등이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민주당은 대의원증을 교부받지 않은 당원들의 대회장 출입은 엄격히 제한했다. 오후 1시쯤엔 대의원증을 나눠주는 곳에서 일부 당원이 “대의원 명부에 이름이 없다”는 말을 듣고 항의하다 30대 초반 여성 당직자의 뺨을 때렸다. 이들이 인터넷선을 끊어 한때 대의원증 교부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독자전대파들은 마이크를 잡고 장외연설을 하며 분위기를 몰아갔다. 윤정숙 서울시당 환경위원장은 “민주당이 역사에서 사라지는 백척간두의 날이 왔다. 당원주권을 반대하는 독선적인 통합을 반대해 달라”고 주장했다. 대회가 시작된 이후 손학규 대표가 인사말을 시작하자 일부 당원이 “손학규는 사기꾼”이라고 소리치다 끌려나가는 소동이 일었고, 정세균 최고위원이 통합협상 보고를 할 땐 한 당원이 관중석에 인분 성분의 비료를 뿌리기도 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