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까지 장기 감독? 예선전까지 임시 감독?… 축구협, 차기 사령탑 구인난
입력 2011-12-11 18:03
‘장기 감독이냐, 원포인트 감독이냐.’
새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누굴 임명할 지를 놓고 대한축구협회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한국 축구가 처한 상황이 좋지 않아 마땅한 인물을 찾기 힘든 전형적인 구인난이다.
새 감독 선임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협회 관계자는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단은 정석대로 가고자 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까지 대표팀을 맡을 장기 계약 감독을 우선적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월드컵 본선 출전을 보장해주지 않으면 감독 데려오기가 무척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협회의 ‘플랜A(첫 번째 계획)’는 차기 감독과 브라질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2014년 6∼7월까지 2년 반짜리 계약을 맺겠다는 방안이다. 그런데 문제는 차기 감독이 한국의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 총대까지 직접 메야 한다는 점이다. 국제무대에서 검증받은 수준급 외국인 감독의 경우 각 대륙별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모두 확정되는 2013년 상반기 이후에라도 특정 국가의 대표팀 사령탑을 충분히 맡을 수 있다. 내년 2월 말 쿠웨이트와의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 내년 6월부터 시작되는 아시아 최종 예선 성적에 따라 감독직을 걸어야 하는 한국 대표팀은 외국인 지도자 입장에선 매력적인 직장이 못 된다. 이런 현실 때문에 협회는 차기 감독으로 A급 외국인 지도자를 모셔오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결국 협회는 한국 축구를 잘 아는 내국인 감독이나 한국 대표팀 또는 프로팀을 지도해본 경험이 있는 외국인 감독으로 후보군을 좁혀놓고 있다. 그러나 거론되는 감독 후보들 대부분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있어 협회는 한국 축구 명운이 걸린 당장의 쿠웨이트전과 아시아 최종 예선까지만 맡아 줄 원포인트 감독과 계약할 수밖에 없는 ‘플랜B’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쿠웨이트전과 아시아 최종 예선 두 고비를 일단 잘 넘긴 뒤 그때 그때 호전된 상황에 맞춰 능력 있는 새 외국인 감독을 다시 찾아보자는 것이다. 협회는 13일 기술위원회 회의에서 새 감독 영입 세부 기준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