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성 전 한국스포츠용구협회장 “정부지원 사고전환 필요”

입력 2011-12-11 17:49


“한국이 2002년 월드컵 4강에 올랐을 때 대표팀 가슴에는 나이키 브랜드가 번쩍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 팬들이 지켜보던 그 때 국산 브랜드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 기회를 놓치고 말았죠.”

권오성 비바스포츠 대표(사진·전 한국스포츠용구협회장)은 “서울올림픽과 한·일월드컵 대회에서 한국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하나쯤은 만들었어야 했다”며 “미국 일본 독일 등은 자국에서 열리는 스포츠이벤트를 자국 브랜드의 국제화에 적극 활용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중국도 우리보다 늦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치렀지만 글로벌 브랜드에 버금가는 브랜드를 만들었다”면서 “기업이 우선 나서야겠지만 정부와 대회조직위원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축구볼과 국제배드민턴연맹(IBF) 공인 셔틀콕 등 다양한 스포츠용품을 생산하는 권 대표는 “우선 스포츠산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면서 “스포츠를 오락과 유희가 아닌 산업으로 인식하는 사고의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정부도 이같은 인식속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문화관광부 차원이 아닌 지식경제부 차원에서 지원했으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 대표는 몇 개 남지 않은 국산 스포츠 브랜드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글로벌 기업의 틈새시장을 중소기업 특유의 빠른 의사결정으로 돌파했기 때문”이라면서 자신의 회사가 2002년 월드컵에서 신속한 대처로 FIFA공인 기념 축구볼 100만개를 제작, 75만개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스포츠용품사 및 스포츠서비스업체 등의 국제모임인 세계스포츠산업연맹(WFSGI)의 아시아지역대표이기도 한 권 대표는 “우리도 양궁이나 헬멧 등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을 만큼 기술력이 있다”면서 “최근 K팝 열풍 등 문화콘텐츠의 한류바람이 스포츠 브랜드의 국제화에 일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