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무대 뮤지컬 대전… 검증된 창작물이냐-라이선스 대작이냐

입력 2011-12-11 17:50


‘영웅’ ‘미녀는 괴로워’ 등 연말 공연 성수기를 맞아 대형 창작뮤지컬들이 속속 막을 올렸거나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맞수가 있다. ‘조로’ ‘에비타’ ‘맘마미아’ 등 국내외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라이선스 대작들이 그것이다. 공연의 홍수 속에서 국내 창작극들이 어느 정도의 흥행 성적을 올릴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쌍두마차 내세운 창작뮤지컬=지난여름 미국 브로드웨이로 진출했던 에이콤의 ‘영웅’(내년 1월 7일까지 국립극장), 바다와 박규리라는 스타 캐스팅을 내세워 올가을 일본에 진출했던 ‘미녀는 괴로워’(내년 2월 5일까지 충무아트홀)가 최근 개막했다. 국내 뮤지컬계에선 드문 대형극장용 창작품이면서도 초연의 성공으로 어느 정도 ‘검증받은’ 콘텐츠이기도 하다. 초연에 비해 다소 각색된 이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가 업계의 관심.

대형 창작뮤지컬의 재공연은 업계 숙원인 ‘뮤지컬 산업화’에 한 발짝 다가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뮤지컬 업계 관계자는 “올 한 해 대형기획사를 중심으로 활발한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등 한동안 정체기였던 뮤지컬계가 최근 성장기로 전환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내 1호 나비 박사 석주명(1908∼1950)의 일대기를 다룬 창작뮤지컬 ‘부활-더 골든데이즈’(25일까지 나루아트센터)는 20세기 중반부터 21세기 후반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시간여행 등 독특한 소재로 관심을 모았으나 완성도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들 작품의 성적표 윤곽은 이달 말쯤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중소 규모 창작뮤지컬 중에선 제법 안정적으로 롱런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작품들이 많다. ‘김종욱 찾기’ ‘빨래’ ‘바울’ ‘온에어초콜릿’ 등이 소극장에서 장기간 공연되고 있다. 오랫동안 소극장에서 공연했던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최근 중극장으로 장소를 옮기기도 했다.

◇대형 외국작품, 여전히 강세=창작뮤지컬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하기엔 상대작들이 만만치 않다. 조승우의 막강한 티켓 파워를 앞세운 ‘조로’와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유명한 ‘캣츠’가 순항 중이고, 10일 1000회 공연을 맞은 ‘맘마미아’는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여배우 원톱으로 눈길을 끄는 ‘에비타’ 역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음악을 앞세운 검증된 작품. ‘페임’은 티파니 은혁 등 아이돌 스타들을 앞세운 마케팅으로 팬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뮤지컬 스타들이 주로 해외 작품을 선택하는 데다, 관객 선호도 역시 아직은 창작뮤지컬보다 라이선스 뮤지컬 쪽이 더 높은 편이다. 뮤지컬 티켓 예매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주(5∼11일) 예매 순위는 조로 맘마미아 페임 영웅 캣츠가 순서대로 1∼5위를 기록했다. ‘영웅’을 제외하면 모두 라이선스 대작들이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