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경외하게 하려 하심이라

입력 2011-12-11 17:30


전도서 3장 1∼15절

어떤 사람들은 전도서를 허무하고 염세적이라고 말합니다. 아마도 시작부터 헛되고 헛되다는 단어가 쓰이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도서는 세상만사를 다 경험한 솔로몬이 하나님이 빠져 버린 인간사는 헛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이것을 기록하게 된 것입니다.

인간은 한번 실패하고 나면 무슨 일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불안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노력하고 고생한 일에 대해 기대하는 만큼의 열매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다른 이유보다도 아직 때가 되지 않아서라고 오늘 본문은 말씀합니다.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 그러면서 이럴 때가 있으면 저럴 때가 있고 저럴 때가 있으면 이럴 때가 있느니라고 8절까지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치 봄에는 꽃이 피고 여름에는 과실이 열리고 가을에는 잘 익은 열매를 수확하듯이 세상사에도 때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사람들마다 자기에게 주어진 인생을 아름답게 치장하며 화려하게 꾸며 보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두들 수고하며 애를 쓰게 됩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수고의 열매를 얻을 수 없는 것은 그 때를 하나님께서 정해 놓으셨기 때문입니다.

“일하는 자가 그 수고로 말미암아 무슨 이익이 있으랴 하나님이 인생들에게 노고를 주사 애쓰게 하신 것을 내가 보았노라.”(9∼10절)

하나님은 무엇 때문에 때를 정해 놓으시고 인간에게 수고와 노고를 주며 애쓰게 하시는 것일까요? 만사가 내 뜻대로 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 자신만 보더라도 하나님을 쉽게 믿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하는 대로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하나님을 찾겠습니까?

하나님은 인간의 오염된 속성을 잘 알고 계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11절 후반부에 “하나님의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때를 알게 되면 잔꾀를 부릴 것을 아시기에 미리 단속을 해 두신 것입니다.

인간이 하나님의 때를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열심히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은, 어느 때에 어떤 일을 통해서 우리로 낙을 누리게 하실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마치 주님이 언제 오실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깨어 있어야 하는 것과 동일한 이치입니다. 인간이 수고하고 애쓰는 중에 하나님께서 정해 놓으신 때를 따라 낙을 누리게 되는 것은 하나님의 주시는 선물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선물은 주는 자의 뜻입니다. 한마디로 인생으로 낙을 누리게 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악인들이 형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하면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인생들이 낙을 누리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 그것은 심판받을 인간에 대해 베푸시는 하나님의 긍휼하심입니다. 이 말은 누가복음 16장 20절에 나오는 부자와 나사로의 예를 들 수 있습니다. 이렇듯 하나님께서 인생이 낙을 누리는 일에 주권적으로 간섭하시는 이유는 결국 하나님을 경외함이 인간의 근본정신이라는 것입니다.

추연흥 목사(남양주 늘사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