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된 ‘인권상’ 시상식… 시위대 식장 몰려와 몸싸움 파행

입력 2011-12-09 18:20

국가인권위원회가 9일 세계인권선언 63주년(10일)을 앞두고 개최한 인권상 시상식에서 인권단체 항의시위로 소동이 빚어졌다. 지난달 25일 인권위 설립 10주년 기념식에서도 항의시위가 있었고, 지난해 인권상 수상식에서는 수상 거부가 이어지는 등 현병철 위원장 취임 이후 인권위 주최 각종 행사에서 크고 작은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권위는 오전 11시 세계인권선언 63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행사는 인권상 시상까지 무사히 진행됐으나 현 위원장이 기념사를 낭독할 무렵 행사장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회원들은 행사장 문을 거세게 두드리며 “인권위는 인권상을 줄 자격이 없다” “현 위원장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30여분간 인권위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식장 진입에 실패한 공동행동 회원들은 현 위원장에게 ‘인권몰락상’을 수여한다며 행사장 출입문에 대형 상장을 붙인 뒤 해산했다. 공동행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는 PD수첩 사건, 야간시위 금지 문제, 민간인 사찰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는 의견표명조차 주저하며 눈치만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행사에서 인권위는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에게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무궁화장)을 수여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부회장,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이사장,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 창립이사 등을 역임한 송 소장은 2003년 국제형사재판소의 재판관으로 당선된 뒤 2009년부터 2대 재판소장을 맡고 있다. 인권상 국민포장은 에이즈 감염인 차별 해소에 공헌한 김난희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장이 받았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