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9개 증권사 CEO 임기만료… 금융권 ‘인사 태풍’ 예고
입력 2011-12-09 18:18
내년에 증권사 최고경영자(CEO)가 대대적으로 바뀌는 등 금융업계에 ‘인사 태풍’이 분다. 툭하면 외부 입김에 흔들리는 불확실한 지배구조 때문에 금융업계가 ‘CEO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에 무려 29개 증권사의 사장 임기가 종료된다. 증권업계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 대형투자은행(IB) 등장, 헤지펀드 도입이라는 지각변동을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신규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야전사령관’ 교체가 불가피하다.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 증권사 CEO는 신한금융투자 이휴원 사장, 대신증권 노정남 사장, 대우증권 임기영 사장, 동양증권 유준열 사장, 미래에셋증권 김신 대표이사,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 하나대투증권 김지완 사장,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 현대증권 최경수 사장 등 대형 증권사 대표가 모두 포함돼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최근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자산운용 김석 대표와 삼성증권 박준현 대표가 서로 자리를 맞바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 사장이나 하나대투증권 사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교보·동부·부국·LIG·유화·KB·하이투자 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의 사장들 임기도 내년에 끝나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또 금융권은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내년 3월이 임기 만료인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에 주목한다. 외환은행 인수를 마치면 1∼2차례 더 연임할 가능성이 크지만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나금융 내부 규준만 따지면 올해 만 68세인 김 회장은 2013 회계연도 말까지 연임할 수 있다. 올 초 확정된 규준은 등기이사 연령을 만 70세 이하로 제한하고, 연임할 때 임기를 1년씩 연장하도록 했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이 출범한 2005년 12월 회장 자리에 오른 뒤 2008년과 올 2월 연임했다.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임기 2013년 7월), 우리금융지주 이팔성 회장(2014년 3월),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2014년 3월)은 아직 임기가 많이 남은 편이다.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 서진원 행장과 하나은행 김정태 행장의 임기가 내년 3월에 끝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경제의 ‘핏줄’로 불리는 금융회사 CEO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정치적 외압, 내부 갈등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며 “내년에는 총선·대선도 예정돼 있는 만큼 각 금융회사가 ‘CEO 리스크’를 겪지 않도록 이사회 중심의 독립적인 CEO 선임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