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터널 가나…한은, 2012년 성장률 3.7%로 하향 전망

입력 2011-12-09 19:19


한국 경제가 경기둔화 터널로 가고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하향 전망됐고, 유럽 재정위기 상황에 따라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내년에 우리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0.1% 포인트 낮아진 3.7%를 기록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지난 7월에 발표한 전망치보다 0.9% 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은 내년 1분기 0.7%, 2분기 0.9%, 3분기 1.1%, 4분기 1.1%로 상반기에 경기가 침체됐다가 하반기에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내년 상반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4%, 하반기에는 3.8%로 예측했다. 한은은 2013년에는 경제 성장률이 4.2%까지 오르면서 강한 회복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3.8%로 낮췄다. 지난 7월 전망한 4.3%보다 0.5% 포인트 내렸다. 유럽 재정위기가 주요국으로 전이되면서 우리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는 게 아닌 만큼 ‘마일드 리세션’(완만한 경기침체)으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3.2%로 올해 2.5%보다 0.7% 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봤다. 주 5일제 수업이 전면 시행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4%에서 내년 3.3%(구 지수 기준 3.5%)로 낮아지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돈 쓸 시간이 늘고 여윳돈도 많아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보다 0.3% 포인트 줄어든 4.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올해(272억 달러)보다 52% 감소한 13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한은의 이번 전망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한은은 이탈리아 국채수익률(10년물)이 7% 수준을 웃돌면서 내년 1∼4월 중 대규모 국채만기를 맞게 되면 국가채무 문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