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룡 목사의 시편] 우주에 종말이 있다면?

입력 2011-12-09 17:38


종교학자 길희성 교수는 그의 책 ‘보살 예수’에서 “동양 사상에서는 자연이 궁극적입니다. 그 이상의 이른바 ‘초자연적 원인’을 찾으려 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동양 사상에서는 궁극적 실재를 하나님으로 보지 않고 우주 또는 우주 안에 있는 그 무엇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사실 공자 사상이나 불교 철학, 힌두교의 범신론 그리고 노자 사상에서 자연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으며 우주가 궁극적이고 영원한 것으로 보는 공통점이 있다. 다신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태양신, 달신, 별신 그리고 산신 등 우주 안에 있는 어떤 피조물을 섬기는 것이 다신교의 특징이다. 만일 우주가 영원하다면 이런 믿음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주는 영원하지 않다. 열역학 제2법칙은 우주에 시작이 있으며 종말도 있음을 잘 알려주고 있다. 진화론자 아이작 아시모브는 열역학 제2법칙에 대해 “우주는 계속해서 무질서한 상태를 향해 나아간다.”고 했다. 이 법칙에 의하면 우주 안에서는 엔트로피 즉 사용 불가능한 에너지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우주는 질서에서 무질서로 점점 변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뜨거운 커피를 방안에 두면 그 커피는 식어간다. 아무리 튼튼한 집도 백 년 이백 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낡아간다. 마치 연료를 가득 채운 자동차를 운전하다보면 기름이 줄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러한 열역학 제2법칙은 우주적으로 적용된다. 우주는 신기하게도 시작 때에 100%의 유용한 에너지로 채워져 있었다. 그 후 지금까지 계속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 결국 우주는 유용한 모든 에너지를 소모하고 무질서 상태로 죽어갈 것이다.

물리학자 폴 데이비스는 우주의 죽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태양과 별들은 영원히 지속적으로 탈 수는 없다. 금방 또는 나중에 그들은 연료를 다 태우고 죽게 될 것이다. 우주에서 가용한 에너지의 비축은 유한하고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그 한 예가 소위 열역학 제2법칙이다. 이 법칙은 전 우주에 적용된다. 비록 아직 최후의 상태까지 이르지는 않았지만 그 법칙은 우주가 무한한 시간동안 계속해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과학자 비트리스 탄슬리 또한 우주의 죽음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별들은 다 타버릴 것이다. 우리의 태양은 차갑게 되고 죽은 파편만 남게 되고 은하수 속에 다른 별들의 죽은 시체들 속에서 떠돌게 될 것이다.”

우주에는 종말이 있다. 우주가 멸망할 때 동양 사상의 궁극적 실재들도 함께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우주도 죽고 그 안에 있는 모든 신들이 함께 죽는다면 과연 누가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인가? 우리 인생에도 종말이 있다. 영원하신 하나님 앞에 서야만 할 때가 있다. 하나님 앞에 설 그날, 칭찬 받을 것인가? 아니면 심판 받을 것인가? 지금 당신 삶의 태도에 달려있다.

(서울 큰나무교회 담임·기독교 변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