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쇄신안 발표 배경… ‘충격요법’으로 분란 수습 카드

입력 2011-12-08 21:33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8일 내놓은 쇄신안은 전날 ‘재창당’ 카드로 퇴진 위험을 벗어난 뒤 내놓은 첫 작품이다.

홍 대표의 화두는 ‘자기희생’과 ‘혁명에 준하는 수준의 재창당’이었다. 내년 총선 공천혁명을 통해 퇴진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그는 총선 공천의 제1원칙으로 자기 희생을 제시했다. 공천 심사과정에서 일체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고 총선기획단을 조기 구성해 혁신적인 방식으로 내년 총선 공천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현역 의원의 전원 낙천 가능성도 흘렸다. 당내·외에 강한 충격파를 던지고 대거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복안이다.

홍 대표는 “소외받는 계층과 20·30대 젊은 세대의 정치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지역에 대해서는 ‘나가수(나는 가수다)’식 선발과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개방형 국민참여경선) 실시를 제시했다.

또 재창당준비위를 구성해 내년 2월 중순까지 재창당을 완료하겠다고도 밝혔다. 홍 대표는 “새 당은 단지 이름의 변경이 아니라 당의 구조와 운영방식, 역할 등이 21세기 변화된 시대에 맞고 미래를 선도할 수 있도록 백지 위에서 완전히 새 정당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해체 후 신당 창당이 아니라 현재의 한나라당을 기반으로 새 정당을 출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1996년 민자당이 신한국당으로 변신한 과정을 모델로 ‘당 해체 없는 재건축’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안정한 리더십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홍 대표가 이 같은 쇄신안을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