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노인제’ ‘벗 오시는 날’을 아시나요… 정읍시 북면 2012년부터 운영

입력 2011-12-08 18:46


“‘삼(三)노인제’란 말 들어보셨나요? ‘벗 오시는 날’은요?”

전북 정읍시 북면에서 펼쳐지고 있는 주민 화합 방안들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북면사무소는 지역 내 40개 마을을 모두 ‘살맛나는 마을’로 만들기 위해 ‘삼(三)노인제’를 내년부터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삼노인제란 경륜과 덕망을 갖춘 노인 3명을 추대해 주민 간 분쟁 또는 중대사 결정시 논의와 조정을 통해 주민화합을 도모하고 마을공동체 화목한 삶을 지향하는 제도이다.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풍습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면에서는 먼저 5개 마을에서 시범 운영키로 하고, 김기문 면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최근 각 마을을 돌며 주민들에게 뜻을 알렸다. 이로 인해 복흥리 탑성마을에서는 하분례(80·여), 김장수(76), 박종순(73) 어르신이 삼노인으로 추대됐다. 면은 이들 노인들을 위해 오는 30일 위촉식을 갖고, 내년 4월 1일 면민의 날에는 증표식도 가질 예정이다.

‘벗 오시는 날’은 고향 방문의 날이다. 북면에서는 고향을 떠나 객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1년에 한 차례씩 동시 초청해 고향의 정을 나누도록 하고 있다.

올해는 13개 마을에서 이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5월 7일 태곡리 먹점마을에서는 서울에 사는 박용규씨 등 출향인사 30여명이 내려와 주민들과 작은 잔치를 벌였다. 마을회관 앞에는 ‘어깨동무 친구 만나서 반갑다’라는 현수막도 내걸렸다. 이 마을 출신인 BYC 한영대 회장은 금일봉과 양말세트를 전해 왔다. 출향인사들은 고향의 토산품도 한 아름씩 사가지고 가기도 했다.

북면 출신인 김 면장은 “요즘 핵가족화로 어른들이 실종되고 고향을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 이 일을 추진했다”면서 “주민화합은 물론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 만들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200여가구 5300여명이 사는 작은 농촌인 북면. 각박한 세상이지만 훈훈한 고향의 내음을 전해주고 있다.

정읍=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