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개발 워크아웃 진통… 채권단 일부 추가 담보 요구

입력 2011-12-08 18:30

중견 건설업체 고려개발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려개발 채권단은 제1차 채권금융기관 회의를 오는 12일 열어 고려개발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고려개발에 대한 금융권의 신용공여액은 직접대출과 시행사 지급보증 등을 합쳐 7000억원가량이다. 2500억원을 빌려준 농협이 주채권은행이며 국민은행(2000억원), 외환은행(1000억원) 등이 채권단에 속해 있다.

현행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채권단의 75%가 동의해야 워크아웃을 시작할 수 있다. 농협, 국민은행, 외환은행이 모두 동의해야 하는 셈이다.

고려개발 측은 “채권은행들의 판단을 기다리겠다. 잘 처리돼서 워크아웃에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지난 3일 “대림산업을 보고 그 계열사인 고려개발을 믿어준 것인데 워크아웃을 하게 되면 은행은 물론 고객에게도 피해가 간다. 대림이 성의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려개발은 올해 채권단의 정기 신용평가에서 대림산업의 지원을 전제로 ‘B등급’을 받아 구조조정을 비켜갔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지원 약정금액 15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3000억원 이상을 고려개발에 쏟아부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만기가 돌아온 400억원 규모의 대출금에 대해 추가 담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림산업이 고려개발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근저당을 설정한 부동산에 후순위 담보를 요구했다”며 “현재로선 담보 여력이 없는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