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여론조사] ‘安+야권통합정당’ TK·PK서도 여당에 크게 앞서

입력 2011-12-08 18:25


'선수는 하지 말고, 코치만 해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국민들 바람은 이렇게 요약된다. 민심은 안 원장이 직접 정치에 뛰어드는 건 꺼렸지만 그가 지지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강력히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안 원장이 민주당 중심의 야권통합 정당을 공개적으로 지원할 경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조차 야권통합 정당 지지율이 한나라당을 크게 앞섰다. 가장 보수적인 연령층 60대 이상에서도 야권통합 정당이 한나라당과 비슷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안철수, 당신이 원하면 찍겠다"=안 원장의 정치적 영향력은 4월 총선 판도를 완전히 뒤엎을 기세다. 안 원장 변수를 넣지 않고 총선 지지 정당을 물었더니 야권통합 정당 지지율이 30.5%로 한나라당(24.8%)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데 그쳤다. 한나라당이 '디도스(DDos)' 공격 파문으로 해체설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민주당이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안 원장이 공개적으로 야권통합 정당을 지지할 경우를 가정해 묻자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야권통합 정당이 지지율 45.6%로 한나라당(20.9%)을 두 배 이상 앞선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에서도 야권통합 정당이 42.1%의 지지를 받아 한나라당(33.9%)을 8.2% 포인트 앞섰다. 안 원장이 지지를 표하기 전 대구·경북에서 두 정당 지지율은 한나라당 45.6%, 야권통합 정당 17.2%였다.

부산·경남 역시 안 원장 지지 후 야권통합 정당 지지율은 37.9%로 한나라당(26.4%)을 눌렀다. 안 원장 지지가 없을 경우의 정당지지도(야권통합 정당 22.2%, 한나라당 31.5%)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연령대별 지지율도 안 원장이 지지를 표명할 경우 60대 이상에서 야권통합 정당 지지율은 31.4%로 한나라당(31.6%)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50대에서도 야권통합 정당 36.9%, 한나라당 24.9%로 나타나는 등 모든 연령대에서 야권통합 정당이 한나라당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다.

◇"직접 정치하지는 마라"=안 원장이 직접 정치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서는 꺼리는 여론이 많았다. '아예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게 좋다'는 의견이 45.3%로 '야권통합 정당을 뒤에서 지원하는 게 좋다'(20.2%)거나 '현재 추진 중인 야권통합 정당에 합류하는 게 좋다'(19.4%)보다 많았다.

차기 대선도 '출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51.6%로 '출마했으면 좋겠다'는 답변(34.2%)을 17.4% 포인트 앞섰다. 20대에서만 근소하게 출마 의견이 높았을 뿐이다.

'평소 어떤 정당을 지지하느냐'는 물음에는 한나라당 지지가 29.5%, 민주당 지지는 26.4%였다. 지난주 창당한 통합진보당은 5.9%의 지지를 얻었다. 디도스 파문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국민일보와 GH코리아의 지난 10월 서울지역 유권자 대상 조사 당시(31.1%)보다 정당지지율에서 거의 하락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당시 16.5%에서 약 10% 포인트 상승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