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한나라 허물고 재건축 현역 전원 물갈이 할수도”… 홍준표 1차 쇄신안 발표
입력 2011-12-08 18:14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8일 재창당준비위원회 발족과 총선기획단 조기 가동을 골자로 하는 당 전면 쇄신안을 발표했다. 전날 ‘재창당’ 카드로 퇴진 위험을 벗어난 뒤 내놓은 첫 작품인 셈이다.
홍 대표는 8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2월 중순 재창당을 통해 14년 전통의 한나라당을 허물고 새롭게 재건축하겠다”며 “재창당 취지에 걸맞게 정강정책과 노선을 검토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인사는 물론 외부 인사까지 포함되는 재창당준비위는 당 쇄신에 대한 전권을 행사하게 된다. 홍 대표는 또 “한나라당과 사실상 노선이 같거나 함께할 수 있는 세력을 총결집시켜 범여권 대동단결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수대연합을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총선기획단을 조기 구성해 혁신적인 방식으로 내년 총선 공천을 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홍 대표는 “현역 의원 전원 불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인재 영입을 추진해 혁명에 준하는 총선 준비를 하겠다”며 “소외받는 계층과 20·30대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원이 당 외부 인사로 구성된 재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공천심사위원회로 가기 전 (현역 의원 가운데) 부적격 후보자를 사전 정리하는 방식의 2단계 공천 심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 기득권을 일체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공천과 재창당의 선후(先後)관계에 대해서는 “재창당을 위해서는 공천 절차가 일찍 완료돼야 한다”고 말해 공천에 우선순위를 뒀다.
이 밖에 홍 대표는 1년6개월 전부터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도록 돼 있는 현행 당헌·당규를 개정해 대선주자들의 실질적인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당권·대권 분리 조항이 개정되면 박근혜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등 유력 대선주자들이 전면에 나서 당을 이끌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러나 그는 “나는 집권 여당 대표로 20여만 당원에 의해 선출됐고 쉽게 나갈 수 없는 입장이다.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대표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겠다”며 쇄신파를 중심으로 제기된 퇴진 요구에 대한 거부 의사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홍 대표는 오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의 동반사퇴에 따른 지도체제 논란에 대해 “지금 당내에서 권력투쟁을 할 시간이 없다”며 “지금은 국민의 신뢰를 어떻게 하면 회복할 수 있을지 그 방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