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카드 수수료 내려라”… 잇단 압박에 카드사 죽을 맛

입력 2011-12-08 18:05

현대자동차에 이어 르노삼성·한국GM·쌍용자동차 등 자동차업체 3사가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의료업계, 교통카드업계도 수수료율 인하 목소리를 내면서 카드사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8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GM대우·쌍용자동차는 최근 각 카드사들에 결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현대차 수수료율이 조정된 직후 나머지 자동차 회사에서 ‘우리도 똑같이 대우해 달라’는 요구가 왔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지난달 현대차 압박에 굴복해 수수료율을 낮추자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이미 현대카드는 르노삼성과 한국GM의 요청을 받아들여 현대차와 똑같은 수수료로 조정했다. 신한·삼성·KB국민·롯데·비씨 등도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자동차 카드 결제가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데다 이미 ‘슈퍼 갑’ 현대차에 수수료율을 인하해 준 만큼 다른 업체에도 같은 수준의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의약업계도 수수료율 인하 요구 움직임에 가세했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약단체들은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의료계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위한 정책 간담회’를 열고 “중소 의원과 약국 수수료율을 1.5% 수준으로 낮춰 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의료기관 신용카드 수수료는 종합병원이 1.5%지만 일반병원은 2.7%, 의원·약국·한의원 등은 2.7∼3.5%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와 인천에서 교통카드사업을 하는 이비카드가 최근 카드사들에 “연말까지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가 시민들의 반발로 요구를 철회하기도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