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한 반발 조광래 감독… “대표팀 감독이 조기축구회 감독인가”
입력 2011-12-08 17:55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무슨 조기 축구회 감독입니까.”
조광래 감독은 8일 사령탑에서 갑작스럽게 해임 통보를 받은 것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조 감독은 8일 축구 담당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한축구협회 산하 기술위원회를 통한 공식 결정도 없이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윗선의 뜻에 따라 일방적으로 해임을 통보하는 것은 절차상으로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조 감독은 7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황보 위원장을 만나 갑작스럽게 경질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조 감독에 따르면 황보 위원장은 “죄송하지만 어려운 말씀을 드려야 겠다.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그만두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 축구협회 부회장단 등과 의논한 결론”이라고 해임의 뜻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이것이 기술위원회의 최종 결정이냐. 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의논하기 위해서 기술위원회가 열린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조 감독은 “국가대표팀의 선임과 해임은 기술위원회의 권한이고 결정사항”이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결정”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조 감독은 “내가 알기로는 나의 해임을 두고 어떠한 기술위원회도 열린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위원회가 그동안 국가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력을 토대로 면밀한 분석과 토의 끝에 어떠한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나는 수용할 용의가 있다. 중요한 것은 기술위원회의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인가이다”라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또 “이번 사태는 단순히 조광래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며 “향후 어떠한 인물이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떠나는 일이 있다고 해도 한국축구의 대계를 위해서는 반드시 정당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 외부적인 변수에 의해 대표팀 감독직이 좌우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끝으로 “조만간 나의 입장을 소상하고 분명하게 밝힐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며 축구협회의 결정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 가능성을 시사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