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CEO에 우편물 폭탄 배달 긴장

입력 2011-12-08 21:35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최고경영자(CEO) 앞으로 우편물 폭탄이 배달됐다. 현재 유럽 재정위기 상황에 불만을 품은 사람이나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

독일 헤센주(州) 범죄수사국과 프랑크푸르트 검찰은 봉투 형태의 우편물이 살상 능력을 갖춘 실제 폭발물이었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이체방크는 전날 프랑크푸르트 본점으로 수상한 우편물이 배송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폭탄은 우편물 분류 과정에서 발견돼 요제프 애커만 CEO에게 전달되지는 않았다. 반송 주소로 같은 도시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주소가 적혀 있었다.

애커만 CEO는 독일에서 ‘자본주의의 얼굴’로 불린다. 월가식 경영과 임금 분배를 선호한다. 지난해 그의 연봉은 9백만 유로(약 130억원)다. 지난해 5월 그리스의 채무 능력이 의심된다는 발언을 했다가 그리스 국민의 분노를 샀다.

우편물 폭탄 배송은 독일이 유럽 재정위기에서 희생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한 불만 표시일 수 있다. 로이터는 폭탄이 배송된 시점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이틀 전이라고 지적했다. 은행과 금융권의 탐욕에 반대하는 반자본주의 세력의 소행일지도 모른다.

이 은행 CEO에 대한 테러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1989년 알프레드 헤르하우젠 전 CEO는 좌익 게릴라 세력의 차량폭발 테러로 암살됐다.

도이체방크 관계자는 전 세계 지점에 경비 강화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 뉴욕경찰은 도이체방크의 뉴욕지점에 경비인력을 늘렸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