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감성 녹인 음악으로 홀로서기… 첫 솔로음반 낸 ‘메이트’ 정준일
입력 2011-12-08 17:33
싱어송라이터 정준일(28·사진)은 선배 음악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뮤지션이다. 그의 실력은 국내 ‘중견급’ 뮤지션들이 그동안 정준일을 칭찬한 발언만 정리해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유희열 이적 김동률의 우성인자만 섞어놓은 뮤지션이 탄생했다”(윤종신), “(정준일이 속한 3인조 밴드 ‘메이트’는) 개인적으로 많이 아끼는 실력파 밴드다”(유희열)….
2009년 발매된 ‘메이트’ 1집 이후 그의 노래는 음악 애호가들에게도 어필해 왔다. 짙은 감성이 느껴지는 멜로디, 호소력 강한 음색, 록과 발라드를 넘나드는 음악적 행보로 많은 이들을 열광케 했다.
지난달 23일 ‘메이트’의 음반이 아닌, 자신의 첫 솔로음반 ‘러버스(Lo9ve3r4s)’를 발표한 정준일을 최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신보 소개를 부탁하자 “1990년대 우리 가요가 갖던 정서가 투영된 음반”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선배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전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윤종신 이승환 유희열 김동률 이적 이소라…. 어떤 한 분을 꼽기 힘들 만큼 이분들을 모두 좋아했어요. 선배들을 닮아가고 싶다는 욕심이 강했죠. 90년대 음악에 향수를 느끼는 분들이라면 저의 이번 음반에 많이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모두 8곡이 수록된 음반엔 타이틀곡 ‘안아줘’처럼 잔잔한 발라드 곡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괴물’ 같은 록 음악도 있다.
정준일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은 ‘안아줘’ 같은 노래지만 장르적 실험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괴물’ 같은 음악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승환 형이나 패닉 같은 팀이 예전에 낸 음반을 들어보면 대중적인 곡 외에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진 곡들을 확인할 수 있어요. 저는 이러한 노력들이 여전히 선배들을 건재하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도 다양한 음악적 욕심을 버리지 않는 걸 중요하게 여기는 거죠.”
정준일은 내년 상반기 입대 예정이다. 제대할 때면 서른을 넘기게 될 테니 이번 음반은 정준일에게 자신의 20대를 정리하는 의미가 있다. 그는 “열심히 살아서 20대 끝 무렵에 이렇게 내 이름의 앨범을 내놓게 된 걸 보니 20대를 정말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군대에 갔다 온 뒤에도 계속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삶을 살고 싶어요. 음악하는 사람으로 영원히 사는 게 제 꿈이에요.”
덧붙이자면 ‘러버스(Lo9ve3r4s)’라는 앨범명에 난데없이 숫자가 들어간 데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했다.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걸려 오타가 났던 게 재밌게 느껴져 넣었을 뿐이라고 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