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행복한 사회] ‘2030’ 경제 양극화로 심한 박탈감… 공감을 통해 아픔 나눠야
입력 2011-12-08 17:39
지난 10월 26일에 있었던 서울시장보궐선거 결과는 ‘세대 문제’가 우리 사회의 주요한 주제임을 깊이 인식하게 했다. 연령·세대별 투표 성향이 너무 나뉘어져서 20·30대와 50대 이상 세대의 지지후보 격차가 40%에 이를 정도였다. 이러한 세대 갈등의 구도, 이른바 ‘세대 프레임’은 향후 정치일정을 앞두고 그 이해득실에 관련된 정치인들과 심지어 언론들에 의해 더욱더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기성세대에 대한 깊은 불만
20·30대는 정치 역사적으로 6·29 이후에 펼쳐진 민주화 시대 이후를 살아온 세대다. 이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과 촛불집회를 경험한 이른바 참여세대로 불린다. 또한 포스트모더니즘과 소비문화에 강력한 영향을 받고 있으며, SNS를 통해 수평적이고 참여적인 소통방식을 구현하고 있는 세대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들은 과거 외환위기의 여파를 경험했고, 부동산 문제, 88만원 세대, 청년실업과 같은 경제 양극화로 인한 부작용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사적·인식론적 배경 속에 있는 이들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탈권위적이고 저항적인 집단의식을 가지며, 동시에 소비문화의 영향으로 인한 심각한 경제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어 기성 정치권을 비롯한 기득권 세력에 매우 깊은 불만을 품고 있다. 이러한 불만이 바로 지난 10·26 보궐선거의 주요한 배경이었다.
문제는 이 세대에 교회 역시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멀고’ ‘다른’ ‘고루한’ 기성집단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온라인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독교에 대한 반감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다양한 디지털 매체들을 통해 공급되는 일부 교회들과 교회지도자들의 부적절한 언행들에 대한 정보의 확산은 20·30대에게 교회에 대한 반감과 탈교회화를 부추기고 있다. 물론 안티기독교 세력의 의도적인 왜곡 선전·선동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상황이 교회를 소통이 불가능하고 신뢰할 수 없는 집단으로 인식하게 하는 사회문화를 형성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성세대는 20·30대가 제기하고 있는 교회에 대한 여러 문제들(의사소통 과정, 정치적 편향성 등)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나아가 교회는 하나님 나라 실현과 이웃 사랑이라는 공적 책임의 차원에서 양극화된 경제 구조와 왜곡된 문화적 구조들로 고통 받는 이들을 공감하고 치유하도록 책임 있는 실천에 힘써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와 이 세대와의 소통은 불가능해진다.
아름다운 신앙유산 전수를
포스트모더니즘과 소비문화에 흔들리고 있는 이 세대들에 삶의 의미에 대한 확고한 해석과 참다운 자아 정체성의 토대를 제공함으로써 기성세대가 세운 아름다운 신앙의 유산을 전수해야 하는 것은 교회의 우선적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 교회는 더욱 교회다운 교회가 돼야 한다. 우리는 하늘보좌를 떠나 성육신이 되신 예수님을 따라 더욱 세상과 함께하는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이것은 곧 교회의 문화선교적 소명과 사명을 의미한다. 교회 내 세대 간 소통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교회의 경계를 넘어서는 소통을 위해 영화, 뮤지컬, 잡지, 공연 등 전방위적인 차원에서 하나님 나라의 이야기들이 소통돼야 할 것이다.
임성빈(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