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축복으로 만들려면] “자립 기반 먼저 세우고 나만의 전문성 키워야”
입력 2011-12-08 17:20
100세 시대를 맞는 젊은 세대들의 라이프 사이클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장수하는 부모님의 부양 문제, 본인의 노후 생활, 자녀의 노후계획까지 모든 부분에서 새로운 전략을 세우도록 요구받고 있다. 20대 대학생과 30대 남녀 직장인들에게 그들이 바라보는 100세 시대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직장인 홍규태(34)씨는 최근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오랜 꿈이었던 광고기획 업체로 이직했다. 그는 “수명이 길어지면서 더 긴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실패와 재기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평소 하고 싶은 일을 통해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려고 이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의 부양 문제에 대해 “취업난으로 젊은 세대의 사회생활이 늦어져 부모님의 우산 밑에서 사는 기간이 더 길어지고 있다”면서 “우리 역시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그들을 보살피고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급선무”라며 “전문직으로 이직한 것도 이런 생각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두 돌이 지난 아이 엄마인 직장인 이주영(32)씨는 최근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 생각을 하고 있다. 두 분이 은퇴하고 난 뒤 오랜 기간 모셔야 한다면 차라리 일찍 집을 합쳐 육아와 살림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최근 시부모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생각보다 기뻐하셔서 다행”이라며 “교육환경이 나쁘지 않은 곳에 조금 넓은 아파트를 사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화시대에 접어들면서 예전처럼 부모님을 부양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함께 산다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아이 교육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교 3학년 김정기(23)씨가 맞는 ‘100세 시대’는 무척 현실적이다. 그는 무엇보다 빠른 ‘첫 출발’이 급선무라고 여기고 있다. 늘어나는 빚, 다가오는 부모님의 은퇴를 생각하면 좋은 직장만 고집하다간 낙오하기 십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취업을 미뤄봤자 학자금 대출을 비롯해 빚만 더 늘어나게 된다”면서 “부모님의 은퇴와 결혼, 향후 자녀 교육을 생각해보면 조금이라도 빨리 자립 기반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이직 문화가 자리잡았고 고령에도 할 수 있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일단 자립을 한 뒤에 전문성을 살려 이직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