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축복으로 만들려면] “연금상품으로 노후 설계… 부동산 편중 벗어나라”
입력 2011-12-08 17:20
국내 은행 증권사 등 금융권 PB(Private Banker·자산관리 컨설턴트)들은 100세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 구조를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으로 꼽았다. 또 노후 대비 필수 재테크로는 대다수 금융전문가들이 연금 상품을 추천했으며, 꾸준히 돈을 붓는 적립식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일보는 KB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과 삼성증권 등 5개 금융사 PB 10명에게 행복한 노후 대비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설문조사를 통해 물어봤다.
◇자산을 부동산에 ‘몰빵’하면 큰일=우리은행 김웅태, 하나은행 박진석·이태훈, 신한은행 조성만 PB는 ‘우리나라 사람의 자금운용 중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 구조를 꼽았다.
100세 시대 금융자산과 부동산 자산의 적정 비율 질문에 부동산 비중을 50% 초과로 잡은 응답자는 우리은행 임동미 PB(55%)가 유일했다. 국민은행 공성율 PB는 직장 은퇴전에는 부동산 비중을 60%로, 은퇴 후에는 30∼40%로 조정할 것을 당부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8월 한국 일본 미국 등 3국의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가계자산 중 실물자산의 비중은 우리나라가 78.6%로 미국(32.9%), 일본(39.5%)의 2배가량 됐다.
삼성증권 김상빈, 우리은행 임동미 PB는 ‘은퇴후 노후자금 마련 소홀’을 개선사항으로 적시했다. 삼성증권 박철진 PB는 ‘정기예금 위주의 안전자산 고집’성향을 개선해야 한다는 반면 국민은행 이정걸 PB는 ‘장기 재무설계에 부합하지 않는 무리한 투자관행’이라는 다소 상반된 대답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노후대비는 연금상품으로=10명 중 5명의 PB들이 연금상품을 100세 시대 맞이 필수 재테크로 꼽았다. 우리은행 김웅태 PB는 구체적으로 주식시장의 상황에 따라 연금상품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을 당부했다. 주가가 고점일 때는 연금저축을, 주식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연금형 펀드로 상호 계약을 이전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의 박진석·이태훈 PB 역시 연금저축 상품 가입을 권유했다.
시황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장기투자의 중요성도 제기됐다. 우리은행 임동미 PB와 국민은행 이정걸·공성율 PB는 장기투자에 알맞은 적립식 상품 가입을 적극 추천했다. 신한은행 송민우 PB는 변액연금 가입 외에 가치주에 대한 장기투자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은행이 아닌 삼성증권 PB들은 연금상품, 장기투자 외에 ‘목적자금별 자산 관리와 주식비중의 적정한 조절’(김상빈), ‘연령대에 맞는 자산배분’(박철진)을 재테크 수단으로 꼽았다.
◇정부가 연금제도 정비, 사교육 대책 나서야=‘100세 시대에 필요한 정부 대책’ 질문에 연금제도 정비 및 혜택마련이라는 응답이 많았으며 일부는 사교육비 절감 방안을 거론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김웅태, 삼성증권 박철진 PB는 연금상품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를 주장했고 국민은행 PB들은 연금제도 안정화에 초점을 맞췄다. ‘사교육이 노후 대비의 적’이란 인식도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신한은행 송민우 PB는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으며 하나은행 박진석 PB는 ‘교육비에 대한 세제혜택’을 요구했다.
행복한 노후 대비 기본조건에 대한 대답은 ‘노후대비용 은퇴자금 마련’(5명)이 가장 많았으며 일부는 ‘친목모임’, ‘주택 및 사교육비 지출감소’, ‘가족 간 원만한 유대관계’ 등을 답으로 내놨다.
100세 시대 유망한 직종으로는 재무설계사 등 전문직을 5명이 꼽았다. 목수(박진석), 재혼 중매가(김상빈) 등 이색적인 답변도 눈길을 끌었다. 통상 남성보다 오래사는 여성을 위한 노후준비로는 개인연금 가입 외에 ‘연금상품 가입시 여성을 피보험자로 선택’(김웅태), ‘경제신문을 눈여겨 볼 것’(이태훈) 등의 답변이 있었다.
고세욱 이경원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