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시대 스마트 목회] 설교 준비는 태블릿PC… 성도와 소통은 페이스북

입력 2011-12-08 14:12


황인돈 목사의 스마트 기기 목회 활용기

‘모바일 목회’ ‘스마트 목회’ ‘SNS로 세상과 소통하기’ 등 목회 현장에서도 저마다 ‘스마트 기기’ 이야기다. 스마트 기기가 목회에 얼마나 도움이 되기에 저러나 싶다. 그래서 스마트 기기를 100% 활용한다는 한 목회자를 만나 목회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 들어봤다.

서울 구의동 아름다운교회의 황인돈 목사는 장신대 신학대학원을 나온 일반적인 예장 통합 소속 목회자다. 다를 게 있다면 컴퓨터에 조금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현재 갤럭시2와 아이패드2를 사용하고 있다.

◇서재를 들고 다닌다=황 목사가 가장 잘 활용하는 분야는 설교다. 설교 작성은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를 이용한다. 성경 본문은 성경책이나 인터넷에서 서비스하는 성경을 활용한다. 성경 주해 등을 찾을 때도 인터넷을 이용한다. 이는 노트북 등을 사용하는 일반 목회자와 비슷하다.

그가 돋보이는 부분은 기존 설교나 주해의 관리 및 활용이다. 그는 그동안 준비한 설교와 주해 등을 아이패드에 모두 저장해 다닌다. 한번 준비한 설교는 언제 어느 곳에서라도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목회자들은 예정 없이 설교를 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일반 목회자들은 자신의 기억력, 혹은 쪽지 등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같은 설교가 반복된다. 특히 심방예배 때 함께 방문하는 장로, 권사들은 심방 때마다 같은 설교를 듣게 된다.

홍 목사가 활용하는 문서정리 프로그램은 ‘모바일노터’와 ‘에버노트’다. 문서를 분류할 때 좋다. 파일 모양의 왼쪽, 위쪽, 오른쪽에 탭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왼쪽부터 대분류, 중분류, 소분류로 3단계로 나눠 저장할 수 있다.

황 목사는 왼편에 설교, 주해, 노트, 예화, 행정, 교회학교를 만들었다. 이 중 주해를 선택하면 위쪽에 구약, 신약이 표시된다. 다시 구약을 선택하면 창세기, 출애굽기 등 각 성경의 장별 문서가 나온다. 설교도 이처럼 세분화해 저장했다. 주제에 따라 설교를 선택, 그 자리에서 바로 내용을 보고 설교할 수 있는 것이다.

설교도 아이패드 화면을 보면서 한다. 내용을 미리 종이로 프린터하지 않는다. PDF 형식으로 저장해 두고 ‘유패드’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설교 내용 위에 형광펜으로 표시하거나 문서 위에 메모해 사용한다.

◇목회자와 성도 관리는 페이스북으로=황 목사는 성도들과 페이스북을 통해 안부를 확인하고 관계를 형성, 유지한다. 페이스북에는 ‘아름다운교회’라는 그룹이 있다. 이 그룹에 황 목사는 물론 성도들이 글을 남긴다. 근황도 있고 기도제목도 있다. 그러다 보니 평소 안부를 묻지 못했어도 모든 소식을 안다. 이를 참고해 인사를 나눈다. 또 페이스북 글이나 메시지를 통해 고민을 털어놓는 성도도 있다. 황 목사는 이를 통해 문제를 알고 실제 만나 상담한다.

교적관리도 아이패드를 이용한다. 현재 스마트 기기를 위한 교적관리 프로그램이 여러 개 있다. 하지만 아직은 불편한 게 많아 황 목사는 아이패드에서 쓸 수 있는 애플 운영체제용 엑셀을 이용한다. 그는 교적을 아이패드에 저장하고 아무 때나 내용을 추가하거나 수정, 삭제한다.

다른 목회자들과의 교제도 페이스북을 이용한다. 페이스북 내 목회자 그룹에서 서로 고민을 나누고 위로한다. 정보도 교환한다. 목회하느라 바쁜 목회자들에게 페이스북은 소통과 위로, 교제의 장이다. 황 목사는 예장 통합 측 목회자 그룹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수십 개 그룹에 참여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에서 가장 유용한 것 중 하나는 캘린더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목회자들 필수품은 3가지가 꼽혔다. 성경, 다이어리, 수첩이었다. 다이어리는 일정관리를 위해 꼭 필요했지만 휴대가 어려워 사무실에 두고 다녔다. 대신 작은 수첩을 이용했다. 그러다 보니 새 일정이 생기면 옮겨 적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것이 제대로 안 돼 약속을 못 지키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걱정이 없다. 스마트 기기의 캘린더가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캘린더를 이용해도 충분한 데다 ‘동기화’라는 기능을 사용하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든 기기의 일정이 항상 같도록 할 수 있다.

여기에 황 목사는 한발 더 나아갔다. 심방, 교회 행사 일정 등을 부목사, 성도들과 공유하고 있다. 그는 구글의 계정 2개를 활용해 사적인 일정은 본인만, 공적인 일정은 모두가 기록하고 볼 수 있게 했다.

황 목사는 이제 노트북은 찬밥 신세가 됐다고 말한다. 부팅 시간도 없고 글을 쓰다가 사진도 찍고 녹음도 하는 등 스마트 기기가 일상생활에서는 물론 목회에서 혁신적인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