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국제학교’ 설립 인가받은 김해성 목사 “다문화가정 자녀 적응력 따라 한국 미래 달라져”

입력 2011-12-08 13:52


‘외국인 이주 노동자 142만명, 다문화가정 부부 25만쌍, 학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자녀 15만명.’ 우리나라가 이미 다문화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이주 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소외된 이웃으로 머물러 있다.

이들을 우리 사회 일원으로 껴안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 지구촌사랑나눔 김해성(사진) 대표가 이번에는 다문화가정 초등학생을 위한 대안학교를 만들어 정규학교 설립 인가를 받았다. 지난 7일 서울 오류동 지구촌국제학교에서 만난 김 목사는 “우리나라가 점차 다문화사회로 접어들면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비중이 커지는 만큼 이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촌국제학교는 지난 3월 개교해 지난달 9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정규학교로 인정받았다. 초등 대안학교가 국내에서 정규학교 설립 인가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배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 아이들의 초등학교 진학률은 60%이고 중학교는 40%, 고등학교는 30%밖에 되지 않는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TV 중독에 빠지는 등 사회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 가더라도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 능력이 뒤처진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받는 일이 다반사다. 아이들이 상처를 안고 자라 비뚤어질 가능성도 크다.

김 목사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초등학생 때부터 자존감을 높여주고 한국 사회의 적응력을 키워주기 위해 지구촌국제학교를 만들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이 학교는 부모 모두 한국인인 아이들에게도 열려 있다.

지구촌국제학교는 초등학교 일반 수업과 함께 한국어, 영어, 외국인 부모의 모국어까지 3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언어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어주기 위한 전략이다. 초등학교를 넘어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만들겠다는 비전도 세웠다. 김 목사는 “학교조차 제대로 못 마치는 아이들이 잘못 자랐을 때 우리 사회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며 “지금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단일민족국가라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 외국인들과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문수정 기자, 사진=윤여홍 선임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