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사퇴’ 카드 통했나 워크아웃 졸업하는 팬택

입력 2011-12-07 19:04

박병엽 팬택 부회장의 사의 표명 하루 만에 채권단이 팬택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안에 전격 합의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11개 금융기관으로 이뤄진 팬택 채권단은 2138억원 규모의 워크아웃 채권을 신디케이트론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워크아웃 졸업안에 합의했다. 신디케이트론은 다수 은행이 같은 조건으로 차입자에게 융자해주는 중장기대출. 워크아웃 채권이 연말까지 신디케이트론으로 전환되면 팬택은 워크아웃을 자동으로 졸업하게 된다. 산업은행은 207억원의 개별 담보를 신디케이트론에 필요한 공동 담보로 제공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팬택은 2007년 4월 유동성 위기를 맞아 워크아웃을 개시한 지 4년8개월 만에 워크아웃 상태에서 벗어나 외부 간섭 없이 독자적인 경영을 할 수 있게 됐다. 팬택은 중소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2362억원의 채권은 회사 보유자금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 등을 통해 해결할 방침이다.

박 부회장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박 부회장은 건강 문제로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지만 채권단 사이에 채권처리 방식을 놓고 이견이 나오자 사의 표명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제 문제가 해결된 만큼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팬택을 떠나지 않고 어떤 형태로든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박 부회장의 성격상 바로 자신의 말을 뒤집진 못하겠지만 워크아웃 졸업과 함께 물러난 뒤 휴식을 취하고 다시 복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