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최고 영웅 소방관’ 신동철 소방교… “내달 태어나는 아들이 자랑스러워했으면”

입력 2011-12-07 18:45


“영웅 소방관 호칭은 제가 아니라 최근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이재만 소방위와 한상윤 소방장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올해 최고 영웅 소방관으로 7일 선정된 충남 서산소방서 신동철(33·사진) 소방교는 “저보다 더 위험한 곳에서 공적을 세운 분들이 많은데 과분한 상을 받게 돼 부담스럽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 소방교는 2004년 8월부터 650차례 구조활동을 벌여 330여명의 생명을 구했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구조작업은 지난 3월 19일 충남 서산시 해미면 일대에서 산불진압 중이던 소방헬기가 저수지에 추락했을 때다.

그는 사고 현장 인근에서 화재진압을 하다 저수지로 급파돼 탑승자 2명을 구조하는 공을 세웠다. 신씨는 당시 자신이 구조했던 기장 오모(46)씨와 부기장 최모(55)씨가 소방서에 찾아와 감사 인사를 건넸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신씨는 “소방관이라면 누구나 출동 명령에 따라 인명을 구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물이 차가워 힘들게 구조작업을 했는데 끝내 탑승자 한 분의 생명을 지켜내지 못해 되레 죄송스러웠다”고 했다.

특히 신씨는 소방관들의 근무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화재진압 방화복이 2∼3벌씩 지급되는데 찢어진 방화복을 갖고 있는 소방관들이 적지 않다. 겨울엔 하루 몇 번씩 현장출동을 하는데 젖은 방화복을 말리지도 못하고 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신씨는 “만삭인 아내를 잘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내년 1월 태어나는 아들이 영웅 소방관으로 뽑힌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면서 웃었다.

소방방재청은 신씨 외에 지난 7월 서울 우면산 산사태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한 강원소방서 송병익(50) 소방경과 서울 서초소방서 김봉선(43) 소방장, 서울외곽순환도로 사패산터널 화재사고 당시 인명 피해를 막은 인천 부평소방서 박창석(48) 소방장 등 7명을 영웅 소방관으로 선정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