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車보험사기 3題
입력 2011-12-07 18:32
(1) 58회 위장사고 109명이 5억 타내
(2) 3살 자녀까지 태우고 고의로 꽝꽝
(3) 고가 보험든뒤 외제차 물속에 풍덩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 보험사기범으로 전락하고 있다. 수십명을 조직해 집단으로 범행을 공모했다. 심지어 어린 자녀까지 동원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7일 교통사고를 위장해 병원에 입원,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로 택시기사 김모(50)씨 등 10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5년 11월부터 차량 2대에 4∼5명씩 나눠 탄 후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는 수법으로 보험금 5억여원을 58차례에 걸쳐 가로챈 혐의다.
김씨는 택시를 운전하며 알게 된 사람들을 모았다. 주로 대리운전 기사, 퀵서비스 기사 등 저임금 노동자였다. 김씨는 이들에게 보험사기를 계획해주고 사례비를 챙겼다.
부인은 물론 어린 자녀까지 동원한 가장도 있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타낸 혐의(상습사기)로 윤모(40)씨를 구속하고 아내 이모(3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불법 유턴을 하는 차량에 부딪치는 수법으로 32차례 1억5000만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다. 이들은 운전자가 경찰에 신고하기 꺼려하는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골라 사고를 냈다. 차에는 7세 딸과 3개월 된 아들을 태워 사기가 아닌 것처럼 가장했다.
자동차보험을 잘 알고 있는 자동차 딜러도 지인을 동원해 보험사기를 저질렀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고급 중고 외제차를 구입해 고가로 보험을 계약하고 사고를 위장해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 등)로 외제차 딜러 권모(35)씨 등 6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2008년부터 외제차를 일부러 사고 낸 뒤 고액의 수리비를 받아내고, 차량을 부수거나 침수시켜 보상을 받는 방법으로 3억2700만원을 타낸 혐의다.
보험사는 외제차 사고는 수리비용 산정이 어렵고 부품을 공급받기 어려워 수리해주지 않고 비용만 제공하는 ‘미수선수리비 처리’를 한다. 경찰은 외제차 딜러로 활동하는 권씨가 제도의 허점을 악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