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므파말… ‘합방’ 수컷 3마리 죽인 그레비얼룩말 최근 숨져

입력 2011-12-07 21:23

경기도 과천 서울동물원에 있던 국내 유일의 암컷 그레비얼룩말 ‘젤러’가 지난달 28일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에티오피아 등의 초원에서 서식하는 그레비얼룩말은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I급 동물로 분류된다.

7일 서울동물원에 따르면 32세인 젤러는 최근 한 달간 움직임이 둔해져 자주 드러눕는 모습을 보이다가 숨이 끊어졌다.

젤러는 서울대공원 개원을 한 해 앞둔 1984년 독일에서 들어왔다. 하지만 이후 동물원 측의 ‘합방 시도’를 거부해 2세를 보지 못했다. 짝짓기를 위해 한 방에 있게 된 수컷 얼룩말 3마리를 뒷발차기로 모두 죽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젤러에게는 남자를 유혹해 극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치명적 여자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팜므파탈(femme fatale)’을 빗대어 ‘팜므파말’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