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나라 해체 후 反 좌파세력 결집해야
입력 2011-12-07 18:08
한나라당 남경필·원희룡·유승민 최고위원이 7일 홍준표 대표에게 당의 쇄신을 요구하며 최고위원직에서 함께 물러났다. 이로써 지난 7·4 전당대회를 계기로 출범한 홍준표 대표 체제가 사실상 붕괴됐다. 홍 대표는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3명이 사퇴한 엄중한 상황에도 ‘파도는 곧 지나간다’며 “의원 전원이 의견을 표명해 결정을 내 달라”고 사퇴거부의사를 보였다.도도한 시대의 물결을 거스르려는 당랑거철(螳螂拒轍)의 태도다.
당내에서는 홍 대표의 즉각 사퇴를 계기로 전면적 재창당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현 지도부를 중심으로 쇄신책을 마련하자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어정쩡한 해법으로는 ‘뇌사’ 직전의 한나라당을 살릴 수 없다. 이미 한나라당은 그 수명을 다했다. 최구식 의원 비서 공모씨 주도로 지난 10·26 서울시장 보선 투표일에 중앙선관위와 박원순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가한 사실이 최근 밝혀지면서 이미 한나라당은 회생불능 상태에 빠졌다.
10·26 서울시장 보선을 계기로 한국정치는 큰 도전에 직면했다. 유권자들은 기존 정당들에 현 정치구도와 구성원으로는 안 된다는 경고장을 내밀었다. 전통적 지지층에게조차 외면당한 한나라당은 바닥을 뒤집고 틀을 깨는 개혁을 요구받고도 미적거려 왔다. 고작 유권자들을 현혹하려 복지 포퓰리즘을 남발하는 야당 따라하기에 바빴다.
지금 한나라당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해법은 ‘헤쳐모여’뿐이다. 재창당 수준의 개혁보다 더 강력한 정계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중도에서 보수까지 넓은 스펙트럼 아래 좌파세력에 맞서는 세력들을 새로 결집시켜야 한다. 이른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와 가치를 지키려는 건전하고도 신뢰할 수 있는 세력들로 새 판을 짜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도 야권의 선두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게 지지도에서 상당히 뒤지고 있다. 박 전 대표조차 기득권을 버리고 새로운 세력 결집에 불쏘시개로 나설 각오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