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불법 기승] 2011년 상반기만 1조원 넘게 대출 급증
입력 2011-12-07 21:38
대부업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대출이 1조원 이상 급증했다. 특히 저신용자들의 대출 비중이 가장 높아 가계부채 관리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행정안전부가 공동 조사한 올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7조5655억원이던 대부업체의 대출 잔액이 지난 6월 말 8조6361억원으로 1조706억원 급증했다. 전기 대비 대출금 증가율도 지난해 하반기 11.0%에서 올 상반기 14.2%로 상승했다. 대부업체 이용 고객도 지난해 말 220만7000명으로 2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6월 말에는 247만4000명을 기록했다.
신용대출이 대출 잔액의 85.5%(7조3846억원)를 차지해 지난해 말보다 16.9%(1조696억원)나 증가했다. 1인당 평균 대출금도 304만원에서 314만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자산 100억원 이상 91개사가 7조4234억원을 빌려줘 전체 대출금의 97.7%를 차지했다. 이들 업체 고객 217만4746명을 분석한 결과 대출자의 74.1%는 신용등급 6등급 이하 저신용자로 파악됐다. 7등급자가 42만3791명(19.5%)으로 가장 많았고, 8등급자 35만9381명(16.5%), 6등급자 33만9320명(15.6%), 9등급자 19만8364명(9.1%), 10등급자 14만3877명(6.6%) 등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8∼10등급자 대출금 비중이 전기 대비 0.6% 포인트∼1.0% 포인트 증가하는 등 전체적으로 저등급자의 대출 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신규 대출은 회사원이 1조2098억원(60.1%)을 빌려 가장 많이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자영업자가 4380억원(21.7%), 학생·주부가 1697억원(8.4%)을 대부업체로부터 빌려 썼다.
대부중개업체 시장도 덩달아 팽창했다. 법인 중개업체는 같은 기간 98개에서 133개로, 개인 중개업자도 816명에서 884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중개 건수는 44만219건, 중개 금액은 1조4966억원에 달했다. 이들은 중개수수료만 1000억원에 육박하는 922억원을 거둬들였다.
금융위 안형익 서민금융팀장은 “대형 대부업체들이 무리한 광고와 대출심사 생략 등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펴 1인당 대출금이 증가했다”면서 “광고 규제를 강화하고 상환능력을 따져야 하는 대출금 한도를 낮추는 등 대부업체 영업을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