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안전조치… 차분한 설득… 엄격한 법 집행 “美 워싱턴DC 경찰, 과연 프로”
입력 2011-12-06 21:44
‘프로란 이런 것.’
미국 워싱턴DC 경찰이 시위대의 목조 가건물 철거 작전을 별 무리 없이 수행한 데 대해 언론들은 이 한마디로 칭찬했다.
워싱턴DC 경찰은 4일(현지시간) 자정쯤 ‘DC를 점령하라’ 시위 장소인 백악관 옆 맥퍼슨 공원 안의 8m 높이 목조 가건물 철거작전을 폈다. 시위대 6명이 가건물 위에서 끝까지 저항하고, 31명이 체포되는 등 충돌과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9시간의 철거 작전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깔끔하게 처리했고, 엄정히 법을 집행했다.
시위대는 지난 주말부터 공원에 지붕 없는 목조 가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1%’에 대한 항의 표시였다. 하지만 경찰은 가건물의 안전상 위험을 우려해 이날 낮부터 철거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에 대한 조롱과 욕설도 나왔다. 요청은 거부됐고 경찰은 장갑차와 전동 탑승대, 조명 차량을 배치했다.
시위대는 약간 흥분하기 시작했고, 주변 시민들도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찰의 차분한 설득은 계속됐다. 또 건축 전문가를 불러 가건물의 안전 상태를 진단케 했다. 위험 진단이 나왔고, 경찰은 이를 갖고 또 설득했다. 일부 시위대는 위험하게 가건물 위에 올라가 성조기를 흔들거나, 경찰을 비난하는 연설을 했다. 가건물 목조 사이로 타잔처럼 노는 이들도 있었다. 모두 경찰을 조롱하는 행위였다. 일부는 스크럼을 짜 경찰을 밀어내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철거 작전 투입팀에는 이미 특별 지침이 떨어져 있었다. ‘시위대의 욕설은 의미 없는 것.’ ‘대응하지 말고 프로답게 처신할 것.’ 워싱턴포스트(WP)는 작전 중인 경찰의 표정은 ‘포커페이스’였다고 전했다.
6명이 8m 높이에서 끝까지 저항하는 등 중장비까지 동원된 야간 철거 작전은 위험했으나, 매트리스를 까는 등 완벽한 안전 조치로 불상사 없이 깔끔하게 끝났다. 경찰은 지시를 따르지 않았거나, 금지선을 한 발짝이라도 넘은 31명을 ‘사정없이’ 제압해 연행했다. WP는 “경찰이 끝까지 프로페셔널리즘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