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2년 7억엔 파격입단… 오릭스 희망이 되다
입력 2011-12-06 18:23
“정말 오른쪽 강타자를 보강하고 싶었다. 내년부터 바로 4번 타자로서 활약을 해줬으면 좋겠다.”(오릭스 버팔로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
“한국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가 일본에서도 가장 잘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이대호)
‘거포’ 이대호가 6일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에 공식 입단했다. 이대호는 이날 부산 해운대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대호의 계약조건은 기존에 알려진 2년간 계약금 2억 엔, 연봉 2억5000만 엔 등 총 7억 엔에 1년에 3000만 엔씩의 인센티브가 포함돼 총 7억6000만 엔(약 110억5000만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일본에 진출했던 한국 선수로는 2004년 이승엽(2년 5억 엔), 2009년 김태균(3년 7억 엔)을 뛰어넘는 최고액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오카다 감독과 무라야마 요시오 단장이 참석했다. 특히 오카다 감독은 이번이 한국 방문이 처음일 정도로 이대호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이대호를 처음 만난 오카다 감독은 “130㎏의 거구라고 했는데 양복을 입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마른 것 같다”고 농을 건넨 뒤 “팀 주축선수로서 활약할 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내가 먼저 여기에 참석하겠다고 구단에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구단 오너에게 강력한 우타자를 영입하면 우승한다고 공언했다”며 “최고의 우타자를 확보해 굉장히 기쁘다”고 덧붙였다. 오카다 감독은 이대호를 1루수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오카다 감독은 한국 선수들이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에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대호는 적응을 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야구했던 것과 일본 투수 적응은 차이가 있다. 변화구 때문에 항상 벽에 부딪치지만 이대호는 유연성도 있고 잘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 캠프를 시작하면 많은 대화를 나눠 일본 투수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에 이대호는 “지금까지 홈런 몇 개, 타점 몇 개와 같은 목표를 세워놓고 야구를 해 본 적은 없다. 팀이 우승하면 모든 게 좋다. 팀이 우승을 못하면 아무리 내가 잘해도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팀이 원하면 포볼, 사구도 맞겠다. 유인구를 던지면 걸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오릭스는 이대호의 입단을 통해 한국에서 오릭스의 인기가 살아나 줄 것을 기대했다. 무라야마 단장은 “오릭스 구단은 일본 프로야구 구단 중 한국과 가장 교류가 많은 구단이다. 이대호가 한국의 대표로서, 부산의 대표로서 오릭스를 우승으로 이끌어 줄 것을 확신한다. 한국에서 오릭스의 홈구장인 오사카 교세라 돔까지 2시간이면 온다. 한국 팬들이 우리 구장에 많이 와서 직접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