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디도스 공격’ 공범들… 마약투약·공문서 위조 전과
입력 2011-12-06 10:04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비서 공모(27)씨의 요청을 받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한 강모(25)씨와 황모(25)씨가 공문서 위조, 마약, 특수절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사실이 6일 확인됐다.
경찰은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외제 승용차를 몰고 IT업체를 경영했던 이들이 돈보다는 민원이나 사업청탁을 위해 공씨의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차명계좌 수사에서 이상한 자금 흐름이 발견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일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씨가 ‘의원실에 있으니 도박사이트를 잘 봐주도록 해 대박 터지게 할 수 있다’고 호언했기 때문에 강씨가 공씨에 목을 매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해 11월 29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황씨는 지난해 10월 경남 진주에서 마약 중개상으로부터 히로뽕 4.3g을 받아 투약하는 등 네 차례 마약주사를 맞은 혐의로 기소됐다.
강씨와 황씨는 2005년에도 울산지방법원에서 공문서 위조 혐의로 각각 징역 1년6개월과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2004년 12월∼2005년 1월 인터넷 카페에 ‘민증·면허증 전문작업’이라고 광고한 뒤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 11장, 운전면허증 7장을 위조해 1380만원을 챙긴 혐의다. 황씨는 2003년 9월 창원지법에서 특수절도 혐의로 집행유예 2년을 받았고 집행유예기간 중 또다시 범죄를 저질러 실형을 살았다.
경찰은 전과기록이 있는 이들이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빽’이 돼 줄 사람을 찾다가 공씨를 만나 청탁을 들어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또 공씨가 디도스 공격을 사주한 지난 10월 25일 밤 서울 역삼동 룸살롱에서 박희태 국회의장 의전비서 김모(30)씨와 한나라당 공성진 전 의원의 전직 비서 박모(35)씨 등과 술을 마셨던 사실을 확인했다. 이 자리에는 이들 3명 외 검찰수사관 출신 사업가, 개인병원 원장, 변호사도 있었다. 김씨가 지인과 모인 자리에 공씨를 불렀다.
공씨는 이들과 술 마시는 와중에 필리핀에 있던 강씨와 29차례 통화하며 디도스 공격을 의뢰했고 ‘제3의 인물’ 3명과도 8차례 통화했다.
경찰은 공씨와 김씨 외 동석자 4명을 지난 5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데 이어 6일 김씨를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모두 “디도스 언급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서로 말을 맞췄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 이들의 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천지우 이도경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