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왕실도 재정난 칼바람… 지원금 2015년까지 동결, 여왕 연봉도 6년째 삭감
입력 2011-12-06 18:28
영국 왕실도 정부의 재정난으로 인한 칼바람을 피해가지 못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왕실에 대한 재정 지원금이 2015년까지 동결됐다고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 여왕의 연봉도 6년째 삭감됐다. 6주 전 통과된 왕실 재정 지원 관련법에 따르면 왕실 가족의 여행비용과 왕궁 관리비 등은 이제 왕실이 지불해야 한다.
수입 감소로 인해 윌리엄 왕세자 부부가 들어가 살 예정이던 세인트 제임스 궁전 개보수 작업도 연기될 전망이다.
주 수입은 국민 세금이 아니라 영국왕립토지위원회(Crown Estate)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의존하게 됐다. 새로운 법에 따라 여왕은 왕립토지위원회가 앞서 2년간 벌어들인 수익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령하게 된다. 왕립토지위원회는 런던 중심가인 리젠트 스트리트와 버크셔 지방의 윈저 그레이트 공원 등 왕실 소유의 토지를 관리하는 곳이다.
그러잖아도 왕실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1991∼92년 7730만 파운드이던 재정 지원액이 2008∼2009년 3830만 파운드로 반토막 난데 이어 2013∼2014년에는 3000만 파운드로 감소했다.
왕실 역시 줄어드는 수입에 맞춰 지출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용 요금이 오른 공군 비행기를 포기하고, 민간 회사와 전세기 계약을 맺었다. 직원 규모를 줄이고 남아 있는 직원들의 인건비는 동결했다. 앞서 영국 왕실은 내년 런던 올림픽 기간에 제임스 궁전을 민간에 임대하기로 발표하기도 했다. 텔레그래프 등은 이처럼 왕실에 긴축을 요구하는 상황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