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택대출 증가율, 수도권 2배 넘어

입력 2011-12-06 18:16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주택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지방은 급증하고 있다. 수도권의 집값 상승 매력이 떨어진 데다 가계의 대출 여력도 바닥을 드러낸 탓이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362조8000억원이었던 예금취급기관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9월 말 383조4000억원으로 5.7% 증가했다.

지역별로 수도권 주택대출이 255조9000억원에서 266조2000억원으로 4% 증가했다. 비수도권은 106조9000억원에서 117조2000억원으로 9.6% 증가했다. 금액으로 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10조3000억원씩 증가한 것이지만 대출잔액 기준 비중으로 보면 지방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주택대출 증가액이 같은 것은 처음이다.

이는 지방 집값이 강세를 보인 반면 수도권은 지지부진해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서울과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집값 상승률은 각각 0.4%, 0.6%에 그친 반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5개 광역시의 상승률은 평균 14.6%에 달했다. 주택대출도 부산(2조7000억원), 경남(1조7000억원), 대전(1조원) 등 집값 상승이 컸던 지역에서 활발하게 이뤄졌다.

수도권 주민들이 빚더미에 깔려 대출 여력이 떨어진 것도 원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가계금융 조사결과를 보면 수도권 거주자의 빚은 7336만원으로 비수도권 거주자 3241만원의 2.26배에 달한다.

수도권 주택대출 증가액 역시 2009년 22조8000억원 이후 지난해 15조1000억원, 올 1∼3분기 10조3000억원으로 계속 감소 추세를 보였다. 반면 비수도권은 2009년 4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9조4000억원, 올 1∼3분기 10조3000억원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2008년까지는 지방 주택이 외면을 받았지만 2009년부터는 오히려 수도권 주택이 외면 받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