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와 通하라”… 정부, 장·차관 평가에 반영 검토
입력 2011-12-06 18:37
정부 장·차관들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대(對)국민 소통에 적극 뛰어들기로 했다. 정부는 SNS 소통 노력을 장·차관 업무평가에 반영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지난 1일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열린 차관회의. 곽영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공직자의 SNS 활용법에 관한 자료를 준비해 발제자로 나섰다. 곽 차관은 “10·26 재보선 이후 2040세대와 소통하려고 정부가 다각도로 노력하는 상황에서 장·차관부터 SNS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선 김해진 특임차관이 특임장관실 사례를 제시했다. 이재오 전 장관이 매일 트위터에 글을 올렸고 전 직원이 트위터 계정을 갖고 있다.
김 차관은 “최근 IT 전문기자를 초청해 SNS 소통법에 관한 특강을 듣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 사이에선 “공무원이 트위터 하면 일은 언제 하냐”는 걱정도 나왔지만 “정부가 젊은층의 소통 방식에 너무 뒤져 있다”는 자성이 더 많았다고 한다. 결국 부처마다 갖고 있는 트위터·페이스북 대표 계정 외에 국·실별로도 계정을 만들고 장·차관부터 SNS 활용에 앞장서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 안건은 “장·차관 업무평가에도 반영될 수 있다”는 곽 차관의 말로 정리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한 판사들의 SNS 발언 논란과 괴담 유포를 막으려던 방송통신위의 SNS 규제 해프닝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장·차관들이 SNS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김 차관은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런 논의가 이뤄진 이유 중 하나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것”이라며 “네거티브식 규제보다 소통에 적극 참여하는 포지티브 방식이 괴담을 막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장·차관들의 SNS 소통 시도는 2040세대를 겨냥해 ‘세대공감회의’를 신설한 청와대 조직개편 방향과도 맥이 닿아 있다. 현재 장·차관급 고위직 67명 중 SNS 계정을 갖고 있는 사람은 68.7%인 46명이다. 류우익 통일부, 최광식 문화부,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다. 장·차관 중 트위터 팔로어는 민동석 외교부 2차관, 트윗 건수는 김해진 특임차관이 가장 많다.
장·차관들의 목소리가 SNS 무대에서 얼마나 통할지는 미지수다. 트위터의 힘은 특정 메시지를 지지하는 이들이 계속 퍼뜨리는 ‘리트윗(RT)’에 있다. 장·차관들의 메시지가 확산되려면 이를 퍼뜨려 줄 다수의 중간 전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