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한나라] 디도스 격랑에… 박근혜 조기등판?
입력 2011-12-06 18:29
한나라당이 ‘디도스 격랑’에 휩싸이면서 박근혜 전 대표의 구원 등판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선 박 전 대표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당 상황을 인식하고 최종 결심을 굳힌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친박근혜계 핵심 의원은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이 큰일이라는 목소리가 확산되면서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등장하는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당 안팎 환경이 박 전 대표가 “나설 때가 아니다”고 버틸 수 있는 게 아니란 얘기다.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원직 사퇴까지 포함해 ‘백지 상태에서 고민 중’이란 뜻을 밝히면서 이런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유 최고위원 발언은 ‘홍준표 대표가 좀 더 잘하라’는 압박인 동시에 박 전 대표의 결단을 촉구한 것이란 분석이다.
디도스 사태 전까지만 해도 친박계에서는 박 전 대표가 아직 등판할 때가 아니라는 인식이 많았다. 박 전 대표도 최근 각종 인터뷰에서 “현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예산 국회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연유로 당에서는 박 전 대표가 이르면 내년 1월쯤 총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전면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당 쇄신 연찬회에서 홍 대표가 ‘조건부 사퇴’ 카드를 꺼내 살아남은 뒤 디도스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홍 대표 체제로는 안 되겠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기 시작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박 전 대표가 조기등판할 수 있게 실질적인 방법을 찾자는 주장이 제기된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사람들은 당 지도부를 맡을 수 없도록 한 당헌 당규를 고치자는 게 대표적인 예다. 한 의원은 “‘박근혜 대표론’이 성사될 수 없다면, 비상대책위원회나 선대위 구성을 통해서라도 박 전 대표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뿐만 아니라 중립지대, 일부 친이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목소리가 힘을 얻으면서 결국 박 전 대표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