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바닥 기는데… 광고비마저 떠안을라 전전긍긍
입력 2011-12-06 18:42
종편에 투자해 코꿰인 기업들 속앓이
종합편성(이하 종편) 채널에 투자했던 기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개국 엿새째를 맞은 6일까지 종편의 평균 시청률이 0∼1% 수준을 맴돌고 앞으로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투자금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종편들이 광고비 압박을 하고 있는 데다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불매운동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종편 채널에 투자한 A기업 관계자는 6일 “투자 수익은 고사하고 오히려 레드오션(red ocean·포화시장)에 뛰어든 꼴”이라며 “약속한 투자를 번복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 심정으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우세해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B기업 관계자도 “요즘 종편에 투자한 기업들 사이에서는 투자 원금을 보장하는 일종의 ‘풋백 옵션’ 조항을 넣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여론도 생기고 있다”며 “투자금에 광고비 압박까지 계속되니 (투자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고 싶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더구나 최근에는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종편 투자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일어나면서 일부 기업에서는 내부적으로는 불이익이 있더라도 출자를 취소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C기업 관계자는 “투자 손실도 손실이지만 종편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생각 이상으로 좋지 않아 기업 이미지에 대한 타격도 우려된다”며 “사업성 없는 종편에서 빨리 ‘손을 떼자’는 내부 목소리가 크다”고 설명했다.
종편 채널의 저조한 시청률 소식에 관련주들도 급락했다.
중앙미디어그룹의 콘텐츠 업체로 종편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제이콘텐트리는 6일 전날보다 10.87%(500원) 하락한 4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월 기록한 52주 신고가(6940원)보다 40% 이상 급락하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방송 광고 시장 확대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였던 제일기획도 전날 1.29%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4.19%(800원) 내려앉은 1만8300원을 기록했다. 삼화네트웍스도 전날보다 0.89% 하락한 889원에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TV조선 사업자인 조선일보 계열사 디지틀조선도 전날보다 5.45%(150원) 급락한 2600원을 기록, 이틀째 하락했다.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인 CJ E&M도 1.39%(450원) 하락했다. 외부 제작사인 초록뱀은 6.99%, IHQ는 3.68% 동반 하락했다. 종편 관련주들이 대거 급락세를 보인 것은 종편 개국 이후 1%도 안 되는 시청률을 기록해 실적 악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SBS는 0.11%, YTN도 4.52% 각각 상승했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황금채널 배정 등 정부의 각별한 보살핌 속에서 종편이 개국한 점을 고려하면 종편의 초반 시청률은 실망스러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수현 강준구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