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한나라] 유승민·남경필·원희룡 최고 ‘사퇴’ 시사… 與홍준표 체제 붕괴 직전

입력 2011-12-06 22:49

한나라당이 존폐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DDoS) 공격 연루 의혹에 대한 홍준표 대표의 무기력한 대응 등으로 최고위원 동반 사퇴 움직임에 쇄신파 의원 탈당설, 재창당 요구까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친박근혜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이 너무나 심각한 상황이어서 백지 상태에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당 주변에서는 최고위원직 사퇴 결심을 굳혔다는 관측이 나왔다. 남경필 최고위원도 “홍 대표의 디도스 공격 연루 의혹에 대한 대응을 보면서 (사퇴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 직후 지도부 사퇴론을 제기했던 원희룡 최고위원 역시 “언제든 던질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3명의 동반 사퇴가 현실화될 경우 당 지도부가 와해되면서 홍 대표 체제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전 대표의 조기 등판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쇄신파 일부 의원의 탈당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원 최고위원을 비롯한 수도권 출신 의원 10명은 회동한 뒤 “당 해산 및 모든 기득권을 포기한 재창당까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칭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의원 모임’ 소속인 이들은 “당 지도부가 재창당의 구체적 계획을 12월 9일 정기국회가 끝나는 즉시 제시해줄 것을 요구한다”며 단체 행동에 나설 뜻도 비쳤다. 이들은 ‘반(反) 박근혜, 반(反) 홍준표’ 성향이라는 점에서 향후 당권을 놓고 당내 세력 간 일대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장희 김나래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