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웃다… 우즈, 2년 만에 정상 포효 화려한 부활
입력 2011-12-05 21:22
추락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6·미국)가 2년 만에 정상에서 포효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우즈는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 오크스의 셔우드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셰브론 월드챌린지 최종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적어내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잭 존슨(미국·9언더파 279타)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11월 호주 마스터스 우승 이후 불륜 스캔들에 휘말리고 나서 끝없이 추락해온 우즈는 비록 정규대회는 아니지만 2년여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내년 시즌 부활을 예고했다. 비정규 대회와 정규대회를 통틀어서는 통산 83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호주 마스터스 우승 이후로는 무려 749일 만에 우승을 기록했다. 우즈는 우승상금 120만 달러를 자신이 운영하는 타이거우즈 재단에 기부했다.
우즈는 특히 이번 대회에서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한방을 터뜨리는 전성기의 모습을 다시 보여줬다는 점에서 ‘골프황제’의 재기 가능성을 높였다. 우즈는 존슨에 한 때 2타 차로 앞서나가다 16번홀에서 다시 역전을 당해 불안감을 안겼다. 하지만 17번홀(파3·166야드)부터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존슨이 이 홀에서 아깝게 버디를 놓쳤고 우즈는 4.5m 거리에서 멋진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몇 타를 뒤지고 있더라도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을 터뜨리며 포효하던 우즈의 옛모습 그대로였다.
우즈는 결국 마지막 홀(파4·444야드)에서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다. 우즈는 18번홀에서 3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고도 드라이버로 티샷한 존슨보다 멀리 볼을 페이웨이에 안착시켰다. 158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도 홀 2m에 떨어뜨렸다. 존슨이 3m 버디 퍼트에 실패한 반면 우즈는 왼쪽으로 살짝 휘는 버디 퍼트를 홀에 떨어뜨린 뒤 주먹을 움켜쥐며 포효해 갤러리들을 열광시켰다.
우즈는 “기분이 정말 좋다”며 “이겼다는 생각에 함성이 절로 나왔다. 버디 두개를 연속으로 잡아낸 것도 최고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0월 15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랭킹 50위 밖으로 밀려난 우즈(현재 52위)는 이번 우승으로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21위로 수직상승했다.
우즈는 한동안 휴식을 취한 뒤 내년 1월2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유럽프로골프 투어 대회인 HSBC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한편 최경주(41·SK텔레콤)는 마지막 날 6타를 잃어버리는 부진 끝에 12위(1오버파 289타)로 대회를 마쳤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