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카드발급 깐깐해진다

입력 2011-12-05 18:26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신용카드 발급 요건을 강화한다. 대기업과 중소가맹점의 수수료 인하 요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보험업계의 카드 납부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연체율은 오히려 늘어나고 수익은 급감하면서 카드사들이 사면초가에 내몰리고 있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발표 예정인 ‘신용카드 구조개선 종합대책’에 고객의 소득과 재산수준, 신용도를 엄격히 평가한 뒤 신용카드를 발급하도록 하는 안을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들이 결제 능력이 부족한 고객에게까지 신용카드를 발급한 뒤 과도한 사용한도를 부여해 가계자산 부실을 키웠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또 휴면카드(1년 이상 쓰지 않은 카드)는 카드사가 고객에게 해지 의사를 확인토록 했다. 고객이 의사를 표명하지 않더라도 사전 통보를 거쳐 사용정지와 해지 절차를 진행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의 하나로 신용카드를 통한 외상구매는 줄이고 대신 체크카드를 통한 지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는 각 업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잇따라 보험사들의 신용카드 납부 거부 움직임까지 이어지고 있어 카드사들은 설상가상이다. 보험업종 수수료율은 3%에 달해 카드사로서는 대형 고객이다.

올해 ING생명, 푸르덴셜생명, PCA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들이 카드 가맹점 계약을 철회한 데 이어 대형 보험사인 미래에셋생명도 내년부터 카드 결제를 중지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대한생명과 교보생명 등 다른 대형사는 이미 지난해 카드 가맹점 계약을 철회했다. 알리안츠생명은 첫 보험료에 한해서만, 삼성생명은 순수보장성 보험만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올 들어 1∼9월 주요 카드사 6곳(국민카드 제외)의 순이익은 1조1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3718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체크카드 이용 실적은 50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6조3000억원)보다 38.1% 증가했다. 지난 9월 말까지 카드사 연체율도 1.91%로 지난 6월 말보다 0.17% 포인트 상승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