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침체·분란… 객관적 진단부터 하라”
입력 2011-12-05 20:47
“교회는 목회자와 성도, 주변 환경 등의 요소들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유기체입니다. 교회 성장이 침체되거나 분란이 있다면 먼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이들 요소 간 문제점을 파악해야 합니다.”
신학의 포커스를 교회에 맞추고 목회현장에 적합한 사역 로드맵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된 ‘개혁주의생명신학실천신학회(SRLT)’가 5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강성교회에서 제2회 학술대회를 열고 한국교회 위기 타파의 방안으로 ‘목회진단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백석대 김상구 교수는 “본질이 아닌 상업주의, 권위주의, 엔터테인먼트에 빠진 기형화된 교회들이 적지 않다”면서 “목회진단 프로그램은 부름(전도)과 세움(양육), 보냄(파송) 중심의 초대교회로의 회귀를 그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한 교회가 목회진단 프로그램을 의뢰했을 경우 SRLT 연구원들이 전 교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교회의 강점과 약점, 교회가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 위협 요인을 파악하고 교회의 성장 동력을 분석한다. 진단결과를 목회자와 교회 중진들에게 보고한 뒤 현재 교회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시킨 뒤 예배, 설교, 소그룹 모임 등 세세한 부분의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서울 주일교회 백성현 목사는 SRLT의 목회진단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갈등에 빠져 있던 교회를 구해낼 수 있었다고 공개했다. 백 목사는 “부임했을 당시 교회는 전임 목회자와 장로 사이의 주도권 다툼으로 사회법에 5건의 소송이 있을 정도로 갈등이 깊었기 때문에 전도와 양육을 포기해야만 했었다”며 “전 교인과 합의한 뒤 이 프로그램으로 문제점을 해결하자 성도들에게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4일)가 총동원 주일이었는데 성도들이 122명을 전도했다. 한 장로님은 교회 창립 후 43년 동안 가장 큰 기적이라 했을 정도”라며 “교회가 가장 약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객관적 자료를 통해 공유하다 보니 목회자와 성도 간 대화가 원활해졌다”고 덧붙였다.
SRLT 대표고문인 장종현 백석대 설립자는 “목회진단 프로그램은 이론중심 신학의 영향으로 정체된 한국 목회현장에 신학의 이론과 실천의 상보(相補)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실례”라고 평가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