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차세대 전투기 도입 추진… F-35 등 3개 기종서 선택할듯

입력 2011-12-05 18:07

중국과 러시아의 차세대 전투기 도입에 위협을 느낀 일본이 차세대 전투기를 물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 보도했다.

일본 방위성은 현재 항공자위대의 F-4(팬텀)를 대체할 새 기종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70년대 도입된 낡은 기종이기 때문이다. 현재 후보는 미 록히드마틴의 차세대전투기 F-35(라이트닝Ⅱ)와 보잉의 F-18(슈퍼호넷),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등 세 기종이다. 일본 정부는 40억 달러를 들여 차세대 전투기 40∼60대를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애초 일본 정부는 2007년부터 차기 주력전투기(FX) 기종으로 미국이 개발한 최신예 전투기인 F-22(랩터) 도입을 추진했었으나 미 의회의 반발과 F-22의 추가 생산이 중지될 수 있어 ‘플랜B’ 실행을 서둘러 왔다.

도입 1순위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술과 뛰어난 전자전 능력을 보유한 F-35가 유력하다. 대당 가격이 1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보여 세 기종 가운데 가장 비싸지만 최신예 전투기라는 점에서 일본 당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의 J-20이나 러시아의 Su-50 등 주변국들이 잇따라 제5세대 스텔스 전투기들을 선보이면서 ‘힘의 균형’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전투력이 검증된 F-18이나 유로파이터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의 국방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올해 국방 예산은 지난해보다 12.7% 늘어난 943억 달러인 반면 일본의 국방 예산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감소한 결과 올해 59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전 세계 국방 예산 순위에서는 상위권이지만 동북아 주변국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이 일본의 고민이다.

특히 후발주자들이 현지 생산면허를 보장하겠다는 제안을 하고 있어 변수는 남아 있다. 록히드마틴은 일본 정부에 F-35를 구입할 경우 최종 조립을 일본에서 하겠다고 밝혔지만 생산면허는 넘기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보잉은 일본의 생산면허를 최대 85%까지 보장하겠다고 밝혔고 EADS의 주요 멤버인 BAE 시스템스 측은 95%까지 현지 생산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백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