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많이 먹으면 혈관 좋아진다

입력 2011-12-05 18:05


평소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사람이 양파를 많이 먹으면 동맥경화, 고혈압, 고지혈증 등과 같은 심장혈관 질환 위험인자를 피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의료원 심혈관센터 김석연(사진) 센터장 팀은 최근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양파의 혈압 강하 및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 개선 효과를 시험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지난 10월 22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내과학회 제62차 추계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김 센터장 팀은 자신들이 관리하는 고혈압 환자들 중 혈압 약 외에 당뇨병을 합병하고 있거나 한약 또는 비타민제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약물 복용 환자를 제외한 58명에게 양파즙을 1일 3∼5회, 매회 120㎖씩 4주 동안 섭취하게 하고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추적, 관찰했다.

양파 즙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KFDA) 공인 제품을 임의 선정했다. 피험자들은 48세부터 73세까지 다양했고, 평균 연령은 62세였다.

시험 결과 조사 대상 환자들의 혈압은 양파 즙 복용 전 평균 137/81㎜Hg에서 양파 즙 한달 복용 후 130.7/76.4㎜Hg로 감소한 것으로 측정됐다. 혈압 약을 먹어도 더 이상 큰 변화가 없던 고혈압 환자들이 양파 즙을 복용하기 시작하면서 수축기 혈압의 경우 6.3㎜Hg, 이완기 혈압은 4.6㎜Hg가 각각 감소되는 효과를 얻은 셈이다.

또 심장혈관의 건강성 평가에 중요한 요소인 파형증가지수와 중심동맥압도 각각 6.0과 8.7㎜Hg가 감소한 것으로 측정됐다. 이는 양파 즙을 복용한 후 심장혈관의 피돌기가 그만큼 원활해지게 됐다는 뜻이다.

이밖에도 낮은 농도이긴 하지만 혈중 총 콜레스테롤 농도가 평균 174㎎/㎗에서 172.5㎎/㎗로, 당화혈색소도 평균 6%에서 5.9%로, 각각 1.5㎎/㎗와 0.1%포인트 감소하는 변화를 보였다. 양파 즙의 이 같은 심장혈관 건강증진 효과는 고령자보다는 65세 이하, 남성보다는 여성일수록 더 두드러졌다.

김 센터장은 “양파의 겉껍질에 함유돼 있는 플라보노이드 계통 색소의 일종인 쿼세틴의 항산화 작용에 의해 혈압과 혈류에 나쁜 영향을 주는 물질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풀이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