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유행 바이러스 주의보… 방심하다 큰 병, 평소 면역력 높여야

입력 2011-12-05 18:05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다. 우리 몸은 움츠러들지만 바이러스들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펴며 활동을 시작하는 때다.

낮은 기온에서도 잘 번식하는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주의보가 벌써 발령됐다. 식품의약안전청은 지난달 30일,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식중독 통계를 분석한 결과 겨울철인 12월부터 2월 사이 해마다 평균 57건의 식중독이 발생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겨울철에 주의해야 될 바이러스는 ‘노로’ 뿐이 아니다. 해마다 이 무렵 우리가 흔히 ‘감기’로 뭉뚱그려 말하는 각종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도 유행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한림대 의대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미영 교수는 “바이러스는 아주 추운 겨울보다는 0∼10℃ 사이에서 기온이 오르내릴 때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다”고 지적했다.

겨울철 호흡기와 장 건강을 위협하는 각양각색 바이러스의 공격을 막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호흡기 침투 바이러스 활개 치는 겨울=다 같은 감기로 보여도 다 같지 않은 것이 호흡기질환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내에서 주로 겨울철에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다섯 종류나 된다. 바로 △아데노 △엔테로 △라이노 △RS △코로나 등이다.

아데노바이러스는 10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유행하고, 라이노바이러스는 해마다 10∼11월과 3∼4월에 최고조에 달하는 바이러스다. RS 바이러스는 9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11∼12월 사이에 가장 많이 유행한다. 마지막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역시 11월부터 1월 사이에 많이 유행하는 바이러스다.

이중 아데노바이러스는 목감기 위주의 급성 호흡기 질환, 엔테로바이러스는 수족구병이나 뇌수막염, 라이노바이러스는 감기 또는 천식, RS바이러스는 모세기관지염을 각각 유발한다.

김 교수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호흡기 질환들은 대부분 특효약(항바이러스제)이 없어 노약자의 경우 자칫 2차 세균 감염으로 치명적인 폐렴을 유발할 위험까지 높인다는 게 문제”라며 “평소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의 공격에 끄떡없이 버틸 수 있게 규칙적이고, 균형 있는 식생활습관을 길들여 면역력을 키워 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식중독 바이러스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일반 세균과 달리 낮은 기온에서도 활발하게 번식하는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할 경우 장염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오염된 채소, 과일, 어패류, 지하수 등을 살균 세척 및 가열 조리하지 않고 그대로 먹을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노로바이러스는 비누나 알코올 등으로도 쉽게 제거되지 않을 만큼 생존력이 강한 바이러스다. 보통 감염 후 24∼48시간이 지나면 구토와 설사, 복통과 같은 식중독 증상을 일으킨다.

◇철저한 개인위생과 규칙적인 생활 중요=겨울철 바이러스성 호흡기 및 장 질환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 중 수시로 손 깨끗이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손을 씻을 때에는 반드시 흐르는 물에 15초 이상 씻도록 하고, 물로만 씻기보다는 비누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 손가락 사이나 손톱 밑과 같이 소홀하기 쉬운 부분까지 꼼꼼히 씻어야 한다.

재채기나 기침을 할 경우에는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하며 사용한 휴지는 바로 휴지통에 버린다. 아울러 손으로 눈, 코, 입을 자주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잘 유지하는 것도 바이러스성 질환의 예방에 있어 중요하다.

우선 겨울철이라도 음식물은 가급적 날 것보다는 충분히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흡연과 음주를 삼가고 균형 잡힌 식단을 잘 유지해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는 “날씨가 춥다고 실내에서만 가만히 앉아 지내기보다는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자주 환기를 함으로써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도 바이러스 퇴치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